귀향길 오른 문 전 대통령 "해방됐고 자유인 됐다... 섭섭해하지 말라"

입력
2022.05.10 13:41
1,000여 명 지지자 환송받으며 귀향
"마음·정신만은 훨훨 자유롭게 날겠다"

"저는 해방됐고, 자유인이 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10일 임기를 마치고 경남 양산 사저로 향하는 길에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홀가분한 표정으로 환송에 나선 지지자들을 향해 "여러분 덕분에 마지막까지 행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KTX를 타고 양산 사저로 향하기 위해 서울역을 찾았다. 문 전 대통령은 서울역 광장에서 기다리던 1,000여 명의 지지자들을 향해 "제가 퇴임하고 시골로 돌아가는 것을 섭섭해하지 말라"며 "뉴스 안 보는 것만해도 어디냐. 저는 자유인이 됐다"고 활짝 웃었다. 계획에 없던 즉석 연설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퇴근길 행사에 나온 지지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공식 행사도 아니고 청와대가 기획한 것도 아니었는데 제 퇴근을 기다리던 많은 시민이 아주 감동적인 퇴임식을 마련해줬다"며 "역대 대통령 가운데 누가 그렇게 아름다운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대통령이 될 때 약속 드린 것처럼 원래 우리가 있었던 시골로 돌아간다"며 "반려동물들을 돌보고 농사를 짓고 가까운 성당도 다니고 길 건너 이웃인 통도사에도 자주 가면서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께서 주시는 차도 얻어 마실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마을 주민들과 막걸리도 한잔하고 시간 나면 책도 보고 음악도 들을 것"이라며 "몸은 얽매일지 모르지만 마음만은 정신만은 훨훨 자유롭게 날겠다"고 했다. 임기를 마친 대통령이 지방으로 귀향하는 것은 경남 봉하마을로 내려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정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