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이대서울병원과 한국일보는 공동으로 ‘코로나 웰케어’ 기획 특집을 전개한다.
이대서울병원은 지난해 12월 서울소재 대학병원으로는 최초로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현재 170개가 넘는 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이대서울병원은 올 4월말 외래에 ‘코로나 웰케어 클리닉’을 개설해 각종 코로나 후유증을 치료·관리하고 있다.
이번 기획특집을 통해 이대서울병원은 5회에 걸쳐 코로나 후유증의 원인과 치료법을 제시한다.
지난달 코로나19에 확진된 직장인 A씨(여·32)는 코로나는 완치 됐지만 후각이 돌아오지 않아 걱정이다. 가장 큰 문제는 평소에 즐겨 마시는 커피 향을 맡지 못하는 것. 코로나 완치 후 A씨는 커피 향을 과거처럼 구별하지 못한다. 커피 향이 누룽지 같아서 커피가 맛이 없다. 설상가상으로 음식 냄새를 잘 맡지 못해 입맛도 떨어졌다. 언제나 후각이 돌아올지 몰라 발만 동동거린 A씨는 결국 이대서울병원을 찾았다.
후각둔화 등과 관련된 궁금증을 이대서울병원 김부영 이비인후과 교수와 Q&A로 정리했다.
Q. 코로나 바이러스가 실제로 코에 영향을 미치는가?
코로나 바이러스는 각종 신경계나 호흡상피, 후각상피에 있는 리셉터 결합하여 공격하는 바이러스다. 코로나 바이러그가 상기도 공격을 할 때 코에 있는 주 후각상피의 리셉터와 결합하면서 코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 많은 연구를 보면, 코의 비강에서 바이러스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비강을 주로 공격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코로나 감염 시 후각 변화가 나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비강 쪽이 먼저 손상을 받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선행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재 국내 코로나 환자의 30% 정도가 후각 변화를 겪고 있고, 유럽 독일은 66% 정도의 높은 증상발생률을 보인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후각 저하는 대개 한 달 후 점차 회복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6개월에서 1년까지도 지속되기도 한다.
Q.후각 저하는 미각 저하와 함께 온다?
후각과 미각 불편을 함께 호소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미각 신경과 후각 신경은 다르다. 다만 두 감각이 같이 불편해지는 이유는 후각이 저하되면 맛의 풍미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단순히 짠맛이나 단맛 같은 미각은 있지만 음식의 여러 향들이 이루는 섬세한 풍미를 느끼기는 힘들다.
Q.후각저하를 조기에 알 수 있는 방법?
후각 검사 자체가 주관적인 검사를 중심이기 때문에 본인의 판단이 최우선이다. 병원에서 실제 진행하는 후각 검사도 주관적인 검사이다. 간혹 음식 맛이 느껴지지 않아서 후각, 미각 저하를 의심하는 경우도 있다.
Q. 후각 저하 치료 방법?
초기의 후각 저하 환자 중 항염증 스테로이드 효과 있을 만한 환자에 대해서는 스테로이드를 단기간으로 쓴다. 그 다음으로 후각 훈련을 진행한다. 유럽은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후각 훈련 키트가 대중화되어 있어서 환자들이 직접 사서 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는 후각훈련 키트가 잘 갖춰져있지 않기 때문에 의사의 지시에 따라 가정에서 조미료나 비누 등의 냄새를 맡는 것으로 훈련하는 것이 좋다.
Q.후각 훈련 키트?
2009년 유럽에서 후각 훈련을 대중화한 의사들이 후각 훈련을 위한 물질을 정하는 것이 그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향료를 정한 것인데 꽃향기 하나, 과일 향기 하나, 이런 식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의 향을 대표할 수 있는 것들만 모아 처음 키트를 만들었다. 네 가지 정도로 시작했는데 실제로 훈련의 효과가 좋다는 것을 확인한 후로는 향에 농도 차이를 둬서 얕은 농도의 향과 진한 농도의 향을 섞는 방식으로 키트가 발전했다.
하지만 이 키트에 있는 향만 효과가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최근 연구를 보면 그 나라 사람들에게 친숙한 향일수록 효과가 좋다. 생소한 식물이나 향신료보다는 일상생활에서 매일 요리하던 음식의냄새나 본인이 쓰던 비누, 샴푸 냄새도 충분히 효과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으로 꾸준히 훈련하는 것이다. 훈련이란 곧 재활이기 때문이다.
Q. 후각 저하 환자들이 MRI 검사를 하기도 한다는데?
MRI 촬영이 필요한 환자들은 MRI 촬영을 하는 것이 좋다. 단순히 후각 신경만 확인하기 위한 경우도 있지만 뇌종양이나 다른 질환에 의한 후각 저하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경우들도 있기 때문이다.
Q. 후각 저하는 나았지만 기름 냄새를 맡는다?
착후각과 환후각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국한되지 않고 어떤 바이러스나 다른 이유로 후각 저하 생겼을 때 회복되는 과정에서 종종 나타난다. 이상후각이라고 한다. 이상후각에는 착후각과 환후각이 있다.
착후각의 경우는 냄새를 다르게 맡는 것인데, A냄새를 B냄새로 맡는 것이다. 반면 환후각은 다른 사람은 맡지 못하는 데 혼자 냄새가 난다고 느끼는 것을 말한다. 이상 후각에 대해서는 더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상후각 또한 후각 질환의 일부로 생각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후각 검사를 먼저 진행한 뒤 결과에 따라 앞서 말한 스테로이드나 후각 훈련을 통해 치료한다.
<김부영 교수>
김부영 교수는 가톨릭대학교 의대를 졸업한 뒤 이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비(鼻)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이대서울병원 코로나 웰케어 클리닉에서 롱코비드 신드롬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으며, 대한비과학회 정회원,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정회원, 대한수면호흡학회 정회원, 대한수면호흡학회 학술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