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히틀러 유대인' 발언 이스라엘에 사과

입력
2022.05.06 07:44
푸틴 러시아 대통령-베네트 이스라엘 총리 통화
푸틴 "마리우폴 민간인 무사 대피 준비 돼 있다"


러시아가 이스라엘에 최근 ‘히틀러 유대인 혈통’ 발언과 관련해 사과 의사를 전달했다. 끝을 알 수 없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사실상 함락 상태인 동남부 격전지 마리우폴에서의 민간인 철수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은 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해 우크라이나 사태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과 베네트 총리는 통화에서 최근 유엔과 국제적십자위원회 대표들의 협력하에 이루어진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 민간인 대피를 포함한 인도주의 측면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군인들이 이전과 마찬가지로 민간인들의 무사한 대피를 보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남아있는 우크라이나 전투원들에 대해선 우크라이나 정부가 무기를 내려놓도록 명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통화에서는 최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최근 문제 발언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사과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통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베네트 총리가 사과를 받아들였고, 홀로코스트에 대한 기억과 유대인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해준 것에 푸틴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앞서 라브로프 장관은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대인인데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가 군사작전의 명분이 될 수 있나’라는 질문에 “히틀러도 유대인 혈통”이라고 답해 이스라엘의 큰 반발을 샀던 바 있다.

크렘린궁 역시 양국 정상이 이달 9일에 제2차 세계대전 승전일을 앞두고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 희생자들을 포함한 모든 전몰자를 추도하는 러시아와 이스라엘 국민 모두에게 이 기념일이 중요함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크렘린궁은 두 정상 통화 관련 보도자료에 나치 발언 사과 관련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이스라엘과 러시아 정상의 대화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후 산발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베네트 총리는 개전 직후인 지난 3월 초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으며 3월 말에는 양자 통화에서 사태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김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