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하며 "통합과 협치의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통합과 협치가 시대정신이고 협치를 성공시키지 못하면 국가 발전이나 ‘G7'(주요 7개국) 진입도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며 “구두 뒤꿈치가 닳도록 소통하고 대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제 관료 출신인 한 후보자는 국회 인준을 통과하면 윤석열 정부의 책임 총리로서 정책 컨트롤타워가 될 전망이다. 인사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도덕성 검증에 집중되면서 한 후보자의 정책 비전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한 후보자도 지난달 총리 후보자 지명 때 내놓은 원론적 정책 답변 이상의 구상을 제시하진 않았다.
정책 질문은 청문회를 시작한 지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처음 나왔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우리 경제의 퍼펙트스톰(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덮치는 위기) 위기에 대한 인식"을 묻자 한 후보자는 "지정학적 위기와 미중 갈등의 위기, 북한 도발 위기까지 겹쳐 있다. 잘 관리하지 않으면 결국 사회적 약자들이 가장 타격을 받게 된다”고 답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를 극복하기 위한 비전"에 대한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는 “퍼펙트스톰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면, (세계경제 규모) 5~7위에 오를 수 있는 길을 다시는 잡지 못할 것 같다”며 “정치권, 언론, 행정부, 국민, 비영리기구(NGO)와 기업들이 다 모여서 국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엄청난 자기 혁신과 개혁이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경제 성장률 하락의 원인으로 한 후보자는 통합과 협치의 부족을 지목했다. 그는 “잠재성장률이 최근 5년마다 거의 1%포인트씩 떨어지고 있어서 조금만 가면 아마 0%가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정치 분야의 통합과 협치도 강조했다. 민주당을 향해 "정책 분야에서 상당한 유사성을 가진 정책들이 많이 있다”며 손을 내밀기도 했다.
국가채무 증가로 인한 재정건전성 문제와 관련해선 지출 구조조정이 해법이라는 견해를 거듭 확인했다. 한 후보자는 "반대 의견도 많지만 제대로 들여다보면 지출을 줄일 데가 있다"며 "낭비성ㆍ소모성 정부 예산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재정이 단기적으로 완화 압박을 받는 건 불가피하다"고 전제를 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인 '소상공인 손실 보상' 등을 위한 적극적 예산 지출은 필요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한 후보자는 “기업 활동에 큰 부담을 주는 ‘덩어리 규제’는 과감히 걷어내고 신산업 분야 혁신을 뒷받침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며 “서민 경제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모든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청년 세대의 희망'이 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 후보자는 “앞선 세대는 물질이 부족하고 정치가 어려웠을지라도 희망만은 부족해본 적이 없지만, 지금 청년 세대의 인생에는 그 희망이 결핍돼 있다"며 "2030세대의 가슴에 다시 희망을 채워 주는 대한민국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