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임영웅이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발매한 정규 앨범 역시 이변 없이 기록행진을 시작했다. 사실 팬덤의 화력이나 충성도, 그간 임영웅이 가요계에 남긴 굵직한 성과들을 고려했을 때 이는 이미 예상했던 결과다.
물론 성적만으로도 그의 첫 정규는 충분히 괄목할만하다. 하지만 이번 앨범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표면적인 성과에 그치지 않는다. '아임 히어로(IM HERO)'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임영웅은 지난 2일 오후 첫 번째 정규 앨범 '아임 히어로'를 발매했다. 2016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발매하는 첫 정규에 쏠린 기대는 상당했다.
이같은 기대를 증명하듯 발매 첫날 판매량은 가히 기록적인 수준이었다. 발매일 오후 10시 시준 한터차트가 발표한 '아임 히어로' 판매량은 무려 93만여 장(4개 버전 합산)이었다. 지금의 추세라면 이번 앨범으로 임영웅은 초동 100만 장, 밀리언셀러를 거뜬히 기록할 전망이다.
발매 첫날 판매량만으로 지난해 엑소 백현이 세운 역대 솔로 가수 초동 판매량 최고 기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한 셈이다. 이는 비단 솔로 가수 뿐만 아니라 글로벌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들과 견주어도 손색 없는 기록이다. 팬들의 앨범 대량 구매를 이끄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인 구매자 대상 추첨식 팬사인회 역시 전무한 상황에서 일궈낸 기록이라고 하니, 더욱 놀라울 따름이다.
성적만으로도 충분히 놀랍지만, 이번 앨범이 임영웅의 커리어에서 갖는 의미는 더욱 특별하다. 장르의 벽을 깨고 보다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입증, '올라운더'의 면모를 입증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임영웅은 2016년 트롯 가수로 데뷔한 이후 계단식 성장을 거듭하다 2020년 '미스터트롯' 최종 1위에 오르며 스타덤에 올랐다. 그의 신드롬급 인기는 국내 가요계에 트롯 붐을 일으킨 일등공신이라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지금까지도 임영웅의 음악적 뿌리는 단연 '트롯'이다. 하지만 트롯 가수로만 그를 한계짓긴 어렵다. 임영웅이 이번 앨범을 통해 증명한 것 역시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임영웅의 첫 정규 타이틀 곡인 '다시 만날 수 있을까'는 감성 발라드 곡이다. 가수 이적이 작사·작곡을, 정재일이 스트링 편곡을 맡은 이 곡은 '트롯 가수'를 넘어 '솔로 가수' 임영웅의 진가를 제대로 조명했다. 이 외에도 이번 앨범에는 자전거 탄 풍경·딕펑스 김현우 등 예상치 못한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며 한층 다채로운 임영웅만의 음악색을 완성했다.
다양한 음악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소화해 내는 가수, 이는 곧 임영웅의 음악적 지향점이었다. 그 역시 첫 정규 발매 기념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이번 앨범을 통해 한 장르에 국한된 가수가 아닌 다채로운 장르를 어색함 없이 소화할 수 있는 가수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싶다"며 이번 앨범에 담은 의미를 밝혔다.
한 가지 장르에 국한되기 보다 자신의 색깔과 음악성을 무기로 한 실력파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성장을 택한 임영웅의 행보가 참으로 반갑다. 스스로 또 하나의 벽을 깬 그가 앞으로 들려줄 음악과 메시지에 귀가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