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데'는 잊어라... 투·타 점령한 롯데 돌풍

입력
2022.04.2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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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희·이대호 맹활약... 팀 타율, 압도적 1위 질주
마운드도 반즈·박세웅 '원투 펀치'에 '허리' 김유영까지 든든
이번주 1, 2위 SSG·LG와 연이은 맞대결... 시즌 초반 중대 고비

'거인 군단' 롯데의 시즌 초반 진격이 묵직하다. 개막 후 좀처럼 중위권을 뚫지 못하던 롯데가 공동 3위까지 뛰어올랐다. ‘포스트 이대호’ 한동희와 새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가 투ㆍ타 선봉에 섰고, 은퇴를 앞둔 이대호까지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25일 현재 롯데(11승 8패)는 2위 LG와 반 경기 차, 1위 SSG와는 4.5경기 차로 선두권까지 내다보고 있다. 시즌 전 약체로 평가받았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다.

우선 타격이 화끈하게 터지고 있다. 손아섭이 NC로 이적하면서 공백이 예상됐지만, 이 자리를 한동희와 이대호가 각각 타격 1위(0.417)와 3위(0.391)로 훌륭하게 메우고 있다. 특히 한동희는 지난주에만 홈런 3개를 보태며 이 부문 리그 1위로 등극했고, 안타(30개) 장타율(0.764) OPS(출루율+장타율·1.220)까지 리그 1위를 싹쓸이하며 잠재력을 터뜨리고 있다. 전준우(0.333ㆍ8위)와 안치홍(0.292ㆍ18위)의 타격감도 좋다. 이들의 활약 속에 롯데는 팀 타율 0.272로 10개 구단 중 1위를 질주 중인데, 2위 SSG(0.253)를 훨씬 웃돈다. 여기에 팀 홈런 1위(15개) 최다안타 1위(179개) OPS 1위(0.715) 등 타격 전 부문에 걸쳐 리그 최상위권이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투수력도 대폭 보강됐다. 팀 평균자책점 3위(3.05)인데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이는 2017년 3위(4.56)에 오른 이후 5년 만의 호성적이다. 피홈런도 5개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고 출루허용률(WHIP)도 6위(1.34)로 예년에 비해 좋아졌다.

‘제2의 레일리’로 통하는 반즈와 토종 에이스 박세웅의 ‘원투 펀치’가 선봉에 섰다. 반즈는 5경기에서 4승을 올리며 다승 1위에 평균자책점 2위(0.54)로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박세웅 역시 4경기에서 3승에 평균자책점도 1.82(8위)로 2015년 데뷔 이후 가장 좋은 구위를 선보이고 있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 글렌 스파크맨(1승1패ㆍ4.05)도 조금씩 적응 중이며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이인복(2승2패ㆍ3.66)도 지난 시즌 후반 구위를 되찾고 있다.

무엇보다 불펜 김유영의 성장이 반갑다. 2014년 데뷔 후 이렇다 할 활약이 없다가 2020년부터 조금씩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더니, 올 시즌엔 벌써 7홀드로 리그 1위를 달리며 구승민(5홀드ㆍ6위)과 함께 단단한 허리진을 구축하고 있다. 새 마무리로 변신한 최준용(7세이브ㆍ공동 2위)까지 승리를 지키는 필승조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진 이후 복귀한 두 경기에서 부진했던 김진욱이 제 컨디션을 찾고, 부상 중인 김원중이 5월 초 돌아오면 롯데의 마운드는 더 강력해질 전망이다.

이번 주가 고비다. 1위 SSG와 주중 홈 3연전을, 2위 LG와 주말 원정 3연전을 잇달아 치른다. 선발이 강점인 SSG와 불펜이 든든한 LG를 상대로 롯데 타선이 상승세를 이어갈지 관건이다. 26일부터 열리는 롯데와 SSG의 시즌 첫 ‘유통 대전’은 김진욱과 윌머 폰트의 선발 맞대결로 시작된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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