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포장에 든 수분흡수제를 실수로 먹었다면…

입력
2022.04.2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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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쉬운 식품ㆍ의료제품 이야기] 이순호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첨가물포장과장

식품 포장지에 든 수분흡수제에는 ‘먹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하지만 이따금 수분흡수제를 실수로 먹는다든가 김장 김치에 실수로 섞였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수분흡수제를 일부러 먹지 말아야 하지만 실수로 먹어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식품 안전과 품질 유지를 위해 파우치에 기능성 물질을 넣어 사용하는 것을 ‘활성 포장(active packaging)’이라고 한다. 수분흡수제는 활성 포장의 일종인데, 활성 포장에는 이 밖에 산소제거제, 이산화탄소제거제, 에틸렌제거제 등이 있다.

산소제거제는 육포‧장류‧어묵 등에 산소를 없애 미생물 생장 억제와 산화를 막고, 이산화탄소제거제는 장류ㆍ김치ㆍ커피 등에 발효하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해 포장 변형ㆍ팽창을 예방하고 신선도를 유지하게 한다.

에틸렌제거제는 과일ㆍ채소가 생산하는 에틸렌으로 인한 숙성ㆍ노화를 억제하며, 수분흡수제는 과자ㆍ김 등 건조 식품에 파우치형으로, 육류ㆍ어류 등 수분 함유식품에는 패드형으로 사용된다.

활성 포장 파우치에는 어떤 물질이 들어 있을까? 산소제거제와 이산화탄소제거제에는 철ㆍ아스코르빈산ㆍ소금ㆍ실리카겔ㆍ수산화칼슘 등이 사용된다. 에틸렌제거제에는 과망간산칼륨ㆍ실리카겔ㆍ활성탄 등이 쓰인다. 수분흡수제로는 파우치형의 경우 실리카겔이, 패드 형태의 경우 SAP(super absorbent polymer)나 SAC(super absorbent cellulose)로 불리는 고흡수제가 주원료로 쓰이고 있다.

활성 포장에 함유된 물질은 일반 식품 원료나 식품첨가물로 사용되거나 독성이 매우 낮고 인체에 흡수되지 않아 배출되는 등 대부분 위험한 물질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물질들은 식품과 직접 접촉할 목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므로 식약처에서는 이 물질들이 식품에 옮기지 않게 제조ㆍ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식품 안전과 품질 유지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에 먹지 말라는 것이다. 실수로 먹었어도 응급조치를 취할 만큼 위험한 물질은 아니라는 뜻이다.

활성 포장은 식품 안전 유지와 품질 보존에 큰 역할을 한다. 앞으로 더 효과적이고 기술력이 보강된 활성 포장이 개발되고, 활용 범위도 점점 넓어질 것이다.

식약처는 업계 기술 동향을 주시하며 식품 안전에 만전을 기하도록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식품을 먹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