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로 나섰다가 김은혜 의원과의 경선에서 패한 유승민 전 의원이 22일 "공정도 상식도 아닌 경선이었다"며 패배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바보처럼 또 졌다. 권력의 뒤끝이 대단하다"며 "윤석열 당선자와의 대결에서 졌다"고 주장했다. 상대 후보였던 김 의원을 '자객'으로 비유하며, "자객의 칼에 맞았지만, 장수가 전쟁터에서 쓰러진 건 영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윤 당선인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다 경기지사 후보로 나선 김 의원은 윤 당선인의 의중, 일명 '윤심'을 등에 업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반면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미신 의혹' 등을 제기하며 홍준표 의원과 함께 윤 당선인을 맹공한 적이 있어 일종의 '저격'을 당한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유 전 의원의 '뒤끝'이라는 표현엔 이런 인식이 담겨 있는 셈이다.
유 전 의원은 "세상은 돌고 도는 법, 달은 차면 기우는 법"이라며 이번 경선 패배를 두고 "2016년 진박(진짜 박근혜계) 감별사들이 칼춤을 추던 때와 똑같더라. 권력의 칼춤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간다"고 표현했다. 2016년은 유 전 의원이 20대 총선 당시 대구 동구 을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시점이다. 당시 유 전 의원은 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 당에 복귀했다.
유 전 의원은 당분간 정치 활동을 중단할 것을 시사했다. "정치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경기도를 사랑하겠다"며 "여기가 멈출 곳이다. 제가 사랑하는 이 나라를 위하는 새로운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민의힘 발표에 따르면 유승민 전 의원은 경선에서 책임당원 투표 50%와 여론조사 50%를 합산한 결과 44.56%를 득표, 최종 52.67%를 얻은 김은혜 의원에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