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손흥민(30)이 옛 동료이자 절친인 '기적의 사나이' 크리스티안 에릭센(브렌트퍼드·30)과 맞대결을 펼친다. 반가운 만남이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자신이 인터밀란(이탈리아)에서 데리고 있었고 토트넘에서 활약하기도 했던 에릭센과 다시 함께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겨야만 하는 경기다. 에릭센 이적에 힘을 싣기 위해서라도 이번 경기를 이겨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이 주어지는 4위 자리를 공고히 해야 한다.
토트넘 홋스퍼는 24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브렌트퍼드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2021~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브렌트퍼드와의 원정 경기를 치른다.
올 시즌 중반까지 브렌트퍼드는 강등권에 떨어진 팀이었다. 하지만 겨울 이적 시장에서 에릭센을 데려온 후에는 180도 달라진 팀이 됐다. 브렌트퍼드는 에릭센이 출전한 5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며 리그 12위까지 올라왔다. 토마스 프랑크 브렌트퍼드 감독이 "언제든 그에게 공을 주면 된다. 그가 해법을 찾아준다"고 말할 정도로 에릭센은 팀의 핵심 선수다.
에릭센은 과거 토트넘에서 뛰며 중원을 책임졌던 선수다. 그는 델리 알리, 손흥민, 해리 케인과 함께 'DESK 라인'을 구성했고 팀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까지 이끌기도 했다. 이후 이탈리아 세리에A의 인터밀란으로 이적한 에릭센은 지난해 6월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지는 아픔을 겪었다. 심장 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은 그는 이를 허가하지 않은 세리에A를 떠나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퍼드와 올 시즌까지 단기 계약을 맺었다. 에릭센이 활약을 이어가자 토트넘 구단은 최근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국 풋볼인사이더는 구단 내부 말을 인용해 "토트넘이 이적 시장에 열리기 전 에릭센의 영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팬들에게는 손흥민의 세리머니로 더 잘 알려졌다. 손흥민은 그가 쓰러져 있던 지난해 6월 13일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예선 레바논전에서 골을 넣은 뒤 중계 카메라로 달려가 손가락으로 23(에릭센의 토트넘 시절 등번호)을 만들고 "크리스티안, 힘내. 사랑해"라고 영어로 외치며 쾌유를 빌었다.
다만 토트넘 입장에선 이번 맞대결이 반갑지만은 않다. 챔스 출전 티켓을 위해 꼭 이겨야 하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최근 4연승에서 14골을 넣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지난 16일 브라이턴전에서 무력한 패배를 당해 아스널에 승점 동률까지 따라잡혔다. 브렌트퍼드에 이기지 못할 경우 리그 5경기를 앞두고 4위 자리를 내줘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