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지난해 추진한 주요 정책 과제 자체 평가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와 가계부채 관리 등 5개 항목에 ‘낙제점’을 줬다. 치솟는 집값과 그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세를 꺾기 위한 각종 대책의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며 부동산 정책 실패를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20일 ‘기획재정부의 2021년 자체평가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기재부는 지난해 시행한 89개 과제 중 5개에 대해 최하위 점수(부진)를 줬다. 해당 과제는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 △부동산 시장 안정화 △사법행정분야 예산지원의 효율성 제고 △외교분야 투자 효율성 제고 △국제 정책공조·금융협력 강화 등 5개다.
외부 민간위원 25명과 내부위원(정책기획관)으로 이뤄진 26명의 전체위원회가 각 과제를 상대 평가해 매우 우수부터 부진까지 8개 항목으로 등급을 매긴 결과다.
지난해 정부는 부동산 공급 및 투기근절 방안을 내놓은 데 이어, 7월에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대국민 담화문까지 발표했지만 부동산 상승세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기재부는 “코로나19 이후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주거행태 변화, 가구 분화 확대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며 “연말부터 시장 안정세가 확산되고 있으나 그전까지 국민이 체감하기엔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가계부채 대책에 대해서도 “가계부채 총량 관리 대책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재확산과 부동산 시장 불안정 등 불가피한 증가 요인으로 증가세 억제에 한계가 있었다”며 “가계부채 관리 과정에서 실수요 대출 위축 가능성 등 부작용도 함께 고려했다”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이어 “여전히 실물경제 대비 가계부채 규모가 크고, 증가 속도 역시 높은 만큼 우리 경제 위험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증가세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89개 성과 관리 과제 중 최상위 등급인 매우 우수 평가를 받은 건 소상공인 피해 지원, 효율적 자원배분 등 4개였다. 이어 △우수 13개 △다소 우수 14개 △보통 26개 △다소 미흡 14개 △미흡 13개 △부진 5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