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싸고 내홍에 휩싸였다. 중앙당 전략공천위원회가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 공천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리자 당사자들의 반발뿐만 아니라 계파 간 대립으로 갈등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전략공천위의 공천 배제 결정이 알려진 것은 19일 저녁이었다. 송 전 대표는 당장 심야에 입장문을 내 “민주당을 파괴하는 자해행위가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친이재명계의 좌장격인 정성호 의원은 “오직 내 정치적 생존과 이를 담보할 계파적 이익만 추구한다면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라고 가세했다.
충돌은 이튿날에도 이어졌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충북에는 부동산 실패에 책임 있는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공천하면서 송 전 대표는 왜 탈락시키느냐며 “서울시장 공천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송 전 대표 배제를 ‘계파 공천’이라고 공개 비판한 것이다. 그러자 이원욱 전략공관위원장은 “계파 공천의 굴레를 씌우는 것은 수용할 수 없는 모욕”이라고 반발하면서 이중, 삼중으로 갈등이 뒤엉킨 모양새다.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반대해온 의원들은 출마 명분과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문제 삼으며 계파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 이재명계 의원들이 송 전 대표에게 힘을 싣는 반면 ‘이낙연 서울시장 차출론’도 계속 나와 이른바 ‘명낙대전’을 치렀던 이재명계와 이낙연계 간 갈등이 다시 표면화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적지 않다.
이 같은 공천 갈등은 한마디로 국민들에겐 민주당의 바닥만 드러낼 뿐이다. 대선 패배 이후 아무런 반성 없이 무리한 ‘검수완박’ 입법 강행 수순을 밟는 것도 모자라 내부 권력을 놓고선 집안싸움까지 벌이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대선의 0.73%포인트 표차를 자신들에 대한 지지로 착각한 모양이지만, 이런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반복하면 지방선거에서 참담한 결과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