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운 자세에서 검사해 척추 분절(마디)을 하나 또는 두 개 적게 고정하는 등 고정 수술 범위를 최소화하는 ‘청소년 특발성 척추측만증 진단법’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현승재 분당서울대병원 척추센터(신경외과)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요추 고정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청소년 특발성 척추측만증 진단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소아청소년기에 주로 발생하는 척추측만증은 대부분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으로, 40~50도가 넘으면 자연적으로 치료하기 어렵고 매년 측만 정도가 점점 심해지므로 수술을 해야 한다.
척추측만증 수술은 변형이 일어난 범위의 척추 마디마다 나사를 삽입한 후 각 나사에 금속봉을 이어 척추가 더 휘어지지 않도록 지탱하고 정상 각도로 최종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법이다.
문제는 수술에 이를 정도의 청소년 척추측만증은 대부분이 긴 범위 척추를 금속봉으로 잇는 장(長) 분절 고정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고정하는 척추 범위와 마디 수를 줄일 수 있다면 환자의 수술 부담도 줄고 일상생활과 스포츠 활동 등을 영위하기에 유리한 조건이 될 수 있다.
이에 연구팀은 수술 범위를 정하기 위해 직립 상태로 검사를 받던 기존 방식에 더해 누운 상태로 검사를 받고 이를 골격 성장 정도와 측면 변형 종류, 관절 유연성과 디스크 퇴행 정도와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해 척추 분절을 한두 개를 적게 고정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척추는 서있을 때 중력 하중 부담이 생기는데 등을 바닥에 반듯이 대고 누운 자세에서는 하중 부담이 적어지며 척추 배열이 완화된다.
누운 상태에서 영상 검사하면 수술 최하단부를 설정하는 신체 중심선(골반 좌우 중앙인 ‘천골(薦骨)’부터 시작되는 중앙선)과 만나게 되는 마디가 한두 개 위로 올라가기도 한다. 이때 수술 범위를 한두 마디 줄일 수 있게 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척추센터가 청소년 특발성 척추측만증 수술을 받은 환자 57명의 데이터를 장기 분석한 결과, 연구팀이 고안한 방식으로 한두 마디 범위를 줄여 수술받은 환자군과 기존 방식으로 수술을 진행한 환자군의 수술 후 6개월, 1년, 2년 예후에 차이가 없었다. 수술 범위로도 동등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척추측만증의 최적 수술 범위에 대한 국제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현승재 교수는 “이번 연구로 서서 있을 때와 누운 상태의 척추 유연성 등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대부분 요추 운동 분절 고정을 최소화하면서도 수술을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했다.
현 교수는 “10대에 수술받는 환자가 평생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고정 범위를 한 마디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결과로, 수술 후 일상생활과 스포츠 활동 등을 충분히 수행하는 수준까지 발전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국제 학술지 ‘뉴로스파인(Nuerospine)’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