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서울 전략선거구·이낙연 차출설..."특정 인사 넣으려는 꼼수"

입력
2022.04.15 17:00
민주당 기존 서울시장 출마 예비후보들 
김진애 "이낙연 나와도 전략공천 아닌 경선해야"
송영길 "출마 의사 밝혀야...국민·당원 혼란 가중"
박주민 "이낙연, 출마 뜻있지 않다고 들었는데"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을 전략선거구 지역으로 결정하면서 이른바 '이낙연 차출설'이 힘을 받고 있는 가운데 기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들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 박주민 민주당 의원 등은 모두 "전략공천이 아닌 경선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 전 대표에 대해선 "특정 인사를 집어넣으려는 꼼수"라거나 "출마 의사가 있다면 명확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날을 세웠다.

김 전 의원은 1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민주당이 서울을 전략선거구로 결정한 것에 대해 "정당민주주의를 거스른 비상식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보의 경쟁력, 본선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만드는 후회할 만한 결정"이라며 "왜냐하면 가장 중요한 게 경선의 열기인데, 작년을 복기해보면 오세훈 시장이 당시에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에서 떨어질 거란 예상이 많았지만 굉장히 뜨거운 경선으로 겨우겨우 후보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등 뜨거웠는데 이런 뜨거움을 거쳐서 흥행이 성공해야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거다. 그런 기회를 놓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더군다나 오 시장은 단수이기 때문에 민주당에서 활기가 넘칠수록 본선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민주당 지도부는 서울을 전략선거구로 결정하면서 전략공천이나 경선 방식 등 모두 열어 두겠다는 입장이다. 조응천 민주당 비대위원은 "가장 무난한 수는 스톱시키고 당 안팎의 경쟁력 있는 사람을 포함시켜서 추천도 받고 물색도 하고 여론조사도 하는 모든 방법을 다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이에 대해 "그게 꼼수고 반칙이다"라면서 "당외 인사로 거론된 분들 중 아무도 나오겠다고 하시는 분 없고, 우리가 열세로 시작하는 선거이기 때문에 당외 인사가 참여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했다.

그는 "당내 인사를 만약에 거론한다면 스스로 나오지도 않는 사람을 당원이나 지지자들이 어떻게 지지할 거며 시민들한테 어떻게 물을 건가. 그러니까 그게 변칙이 되는 거다"라고 꼬집었다.


'이낙연 차출설'..."당원 등 거부, 반발" "李, 명확히 의사 밝혀야"

김 전 의원은 '이낙연 차출설'이 계속 보도되며 무게가 실리는 것에 "지금 이 결정(서울을 전략선거구로 지정한 것)이 나고 난 다음에 당원과 지지자들의 거부와 반발이 굉장히 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를 "하나는 특정 인사를 배제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 그 경우에는 송 전 대표"라며 "그 다음에 특정 인사를 여기에 집어넣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 그 경우가 아마 이낙연 전 대표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게 다 본인들한테 굉장히 바람직하지 않고 민주당 바깥에 보이는 모습도 정당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게 굉장히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가 나선다면 경선을 거쳐야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면서 "그건 누가 되든 송영길이나 김진애든 단수공천 가지고는 지금 경쟁력도 없고 당원들의 지지를 받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대라는 말 자체가 나오는 것이 구태고 완전히 올드한 이미지로 돌아가는 거다"라며 "그건 민주당으로서는 '지방선거를 지자'는 얘기나 다름없기 때문에 경선이 꼭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영길 전 대표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전 대표 차출론에 대해 "이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할 의사가 있다면 명확히 의사를 밝혀야 한다"며 "본인은 미국 간다고 그러고 안 간다고 계속 그러면서 밑에서 이중적 메시지는 모든 국민과 당원을 혼란시킨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오는 6월 미국행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송 전 대표는 "자기가 하고 싶은 사람이 (서울시장 후보) 해야지 억지로 말을 끌어다가 물을 먹일 수가 있겠느냐"며 "저는 이 전 대표도 반대할 거라고 본다. 패배하면 더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주민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주변에 계신 분들, 몇몇 분들에게 여쭤보면 (이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뜻이 그렇게 있지는 않다는 이야기들을 더 많이 듣고 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이 서울을 전략선거구로 결정한 것에는 "전략 지역으로 지정돼서 뭘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방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움직일 수 있게라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