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강력 추진 중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에 박병석 국회의장 해외 순방이라는 변수가 떠오르자 김상희 국회 부의장이 대신 처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15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박병석 의장의 일정도 고려해 원내 지도부가 여러 스케줄을 짜고 있는 것 같다"며 “김상희 국회 부의장이 의사봉을 잡고 (처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이 23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북미 순방길에 오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달 내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는 민주당의 전략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는데, 민주당 소속 김상희 부의장이 대신 처리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이다.
박 의원은 "검찰개혁과 관련된 법안을 만든다든지, 핵심 과제로 삼는다든지 하는 것은 원내 지도부나 지도부에서 주도하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통과 전략은 원내 지도부가 숙고하고,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절대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왜 이제야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사실 더 빨리했어야 된다는 생각이 드는데 계속 말만 하고 안 하거나 못 했다"며 "이번 대선에서도 저희가 공약으로 또 내세웠고 '지방선거 있으니까 안 하고 지나간다' 이렇게 되면 사실 언제 하느냐"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어 "'너희들(여권) 향한 칼날을 무디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 오해가 있다"며 "이를 아무리 분리해도 (곧 정권이 바뀌어) 윤석열 정부의 기관이 수사하고 윤석열 정부하의 기관이 기소하는 것이다. 칼날이 무뎌진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성립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경찰이) 수사를 제대로 할 것이냐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6개 범죄와 관련해 경찰도 지금 연간 40만 건 수사하고, 검찰은 4만 건을 처리해 10배 이상 경찰이 처리한다"며 "경찰의 비대화 우려에는 독립된 감찰기구 설치, 장기적으로는 수사권을 다양한 영역의 수사기구를 설치하고 또 한국형 FBI 같은 수사기구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여야 대치 정치권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두고서는 박 의원은 윤석열 당선인의 기획인사, 한 발 더 나아가 정치적 후계자로 삼으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당선자가 처음부터 '법무부 장관은 한동훈이다'고 했다"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발언을 언급하며 "저도 처음에는 깜짝 인사로 생각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깜짝 인사라기보다는 오래전부터 기획된 인사였다라고 생각이 되더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런 주장의 근거로, 정무수석실 폐지와 인사검증 기능의 법무부 이관 등 윤 당선인의 공약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윤 당선인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 인사 검증 기능을 법무부로 이관하겠다고 했는데 공직자에 대한 모든 정보, 신상이 민정수석실이 아닌 법무부에 모이게 된다"며 "그러면 법무부는 인사와 사정 기능이 있어 다른 부처보다 우위에 있게 된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민정수석실 폐지, 법무부로 일부 기능 이관, 최종적으로 법무부에는 최측근을 보낸다고 예정돼 있었고 계획을 했었던 게 아닌가"라며 "정치권에선 (윤 당선인이 한 후보자를) 워낙 아끼는 분이니까, 정치인으로 만들고 후계로 삼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도 돈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고발사주 의혹 등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신상에 관련된 이야기, 검찰을 어떻게 할 것이냐 이런 점이 주로 쟁점이 될 것"이라며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