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인사청문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은 민형배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희대의 카멜레온'이라 비유하며 "'패스(Pass·합격)'가 아니라 '페일(fail·불합격)', 낙마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8일 YTN 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 인터뷰에서 '(한 후보자의) 고액 연봉에 이어 부동산 관련 의혹도 줄줄이 나오고 있는데 '예스(Yes)인가 패스인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지금까지 나온 것(의혹)만 봐서는 국민들이 '예스(YES)'하기 쉽지 않다"며 이같이 답했다.
먼저 한 후보자가 서울 종로구 자택을 (외국계) 대기업 두 곳에 임대하고 6억 원대 임대 수익을 얻은 데 대해 민 의원은 "보통 사람들은 (그렇게) 못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지난번 대선 때 화천대유 대주주 누나가 하필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검찰총장 시절에 (윤 당선인) 부친 집을 사줬잖냐. 이런 게 이해 충돌에 정확히 걸린다"며 "한 후보자도 마찬가지로 청와대와 통상산업부 고위 관료였던 시절에 미국계 대기업에 (자택을) 임대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게 우연이라는 건 소가 웃을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때 하필 해당 업무를 하는 정부 부처 국장, 대통령비서실 비서관, 통상산업부 차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었기에 외국 기업들에 빌려주고 받은 임대료는 명백히 이해 충돌과 맞물려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공인중개사에게 일임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취지의 한 후보자 해명에도 민 의원은 "공인중개사가 그와 같은 일을 고려했다면, 자신이 막았어야죠"라며 "(한 후보자가) '내가 공직에 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은 아니다'라고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가 공직 퇴임 후 10년 동안 재산이 40억 원 넘게 늘어난 것을 두고서도 "10년 새 두 배가 늘어, 국민들 눈높이에서 봤을 때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전날 국회에 제출된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 요청안 자료를 보면 한 후보자 본인과 배우자의 재산은 총 82억5,937만 원이었다. 2012년 4월 주미대사에서 물러나고 신고한 재산은 40억6,700만 원이었다.
민 의원은 한 후보자가 2017년 12월부터 3월까지 4년 4개월 동안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재직하며 총 19억7,748만 원의 급여를 받은 것도 "상식적으로 이 정도를 갖고 국민 눈높이에 패스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민 의원은 "(당 국민검증센터에 제보가) 상당히 광범위하게 들어온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한 후보자가 공직 재직) 당시 취재했던 기자들은 '한덕수론'이라고 해서 (총리로) 불가하다는 걸 세게 내세우고 있다"며 "이분들 주장이 (한 후보자는) 희대의 카멜레온이라고 말을 한다"고 전했다. 한 후보자가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 등 진보·보수 정권을 막론하고 중용된 이력을 문제 삼은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에 인재가 수도 없이 많은데 인재를 제대로 가려내지 못한다는 건 국정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청문회 과정은 만만치 않은 정도가 아니라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인사는 저희들은 어떻게든 낙마 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관 후보자 중 전현직 국회의원에게는 동료 의식이 작용해 검증의 칼날이 무뎌지는 '의원불패' 지적에는 "시대 상황이 바뀌었다"며 "의원 출신이니까 국회의원이 봐줄 거라는 건 꿈에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런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