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비우호국 가스대금 루블화 결재” 대통령령 서명

입력
2022.04.01 00:08
“루블화 가스대금 결제 별도 계좌 만들어야” 
“조건 이행 않으면 가스 공급 계약 중단” 
지정 러시아 은행에 외화 송금 후 환전 가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비우호국의 가스대금 결제를 루블화로만 하도록 강제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서방의 경제제재에 대한 보복조치의 하나다.

31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회의에서 "러시아에 비우호적인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 은행에 가스대금 결제를 위한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의 비우호국이 이 같은 조건을 따르지 않으면 가스 공급을 끊겠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비우호국 출신 구매자들이 새로운 결제 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현 가스 공급 계약은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루블화 결제 조건은 비우호국에 등록된 모든 가스 구매 기업들과의 계약에 적용된다고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은 전했다. 다만 이 조건은 러시아 국영가스기업 가스프롬이 공급하는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에만 적용된다고 통신은 소개했다. 액화천연가스(LNG) 거래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테르팍스 통신이 공개한 대통령령 전문에 따르면 외국 구매자가 가스대금을 반드시 루블화로 송금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먼저 지정 러시아 은행에 외화로 송금해 이를 루블화로 환전한 뒤 결제하는 방식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청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