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자동차 인수 무산으로 쌍용차의 향후 회생길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쌍용차 회생계획안 법정 인가 시한이 6개월여에 불과한 상황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1개월 내 새 주인 찾기에 실패할 경우엔 정상적인 인수합병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이처럼 쌍용차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과거 인수전에 참여했던 기업들도 재조명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법원이 지난해 4월 쌍용차에 허가한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 기한 마감은 올 10월 15일다. 이때까지 쌍용차는 새 인수 후보자와 관계인 집회를 열어 회생계획안 인가를 마무리해야 한다. 만약 실패할 경우엔, 그때부터 거쳐야 할 '회생계획 인가 후 인수합병'이나 '기업 청산' 등을 포함한 쌍용차의 이후 절차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문제는 시간이다. 앞서 에디슨모터스가 지난해 7월 인수의향서를 낸 후 본계약 체결(지난 1월)과 회생계획안 제출(지난 2월), 회생계획안 인가를 위한 관계인 집회 개최(4월 1일)까지 하는 데 꼬박 8개월이 걸렸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금액 조정과 기업 실사 등의 과정이 난항을 겪으면 시간이 더 지연될 수 있다"며 "한 달 안에 인수자를 찾아야 회생계획안 법정 인가 시한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인수 후보자로 가장 주목된 곳은 SM그룹이다. 과거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했던 SM그룹은 계열사인 남선알미늄이 알루미늄 섀시 제품과 자동차용 범퍼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쌍용차 인수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쌍방울그룹도 그룹 내 특장차 제조사인 광림을 중심으로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 상태다.
주식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한국증권거래소에 따르면 SM그룹 자회사인 남선알미늄 주가는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가 무산된 지난 28일에 전 거래일보다 29.91% 오른 3,475원의 상한가를 기록했고, 31일에도 장중 한때 4,600원까지 올랐다가 최종 2.37% 오른 4,320원으로 마감했다. 다만 SM그룹 측은 “쌍용차 투자 계약 해제와 관련해 그룹과 회사 차원에서 쌍용차 측에 인수 여부를 재타진한 일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쌍용차에서 새 주인 찾기에 실패하면 법원은 ‘회생계획 인가 후 인수합병’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회생계획 인가 후 인수합병은 기업을 팔기 전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기업의 적자 부문을 최소화하는 걸 의미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지난 2009년 쌍용차 노조원들이 사측의 구조조정 단행에 반발해 옥쇄파업을 벌인 쌍용차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약 10만 명의 일자리가 걸린 쌍용차를 청산할 경우 돌아올 부담은 더 크다는 점에서 법원 선택의 폭은 넓지 않다.
업계에선 결국 쌍용차 정상화 과정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산업은행의 개입이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앞서 산은은 쌍용차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에디슨모터스의 대출 요청을 거부했고, 현재도 “법원이 회생절차를 주도하는 만큼 산은은 매각 절차에 공식적으로 관여하지 않는다”며 거리를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부터 대량 실업을 야기하는 쌍용차 청산을 택하기엔 어려울 것”이라며 “산은의 공적자금 투입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