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이른바 '산업통상자원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에 관해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별건 수사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엮어보려는 검찰의 의도가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30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2019년 보고받은 사건을 이제 와서 압수·수색하는 것은 뭔가 찜찜한(게 있는) 것 아니냐. 월성 1호기도 대통령과 엮으려고 했던 의도가 있지 않았었나"라고 되물으며 "굉장히 엄정하게 예의주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부 블랙리스트란 2017년 9월 산업부 담당 국장이 발전사 사장을 개별적으로 불러내 사표 제출을 종용했다는 의혹이다. 김도읍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2019년 1월 의혹을 고발했다.
검찰은 같은 해 한국 남동·남부·서부·중부발전 사장 소환 조사를 마쳤다. 그리고 약 3년 만인 25일 산업부를, 28일엔 발전소 본사 4곳 등 총 8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측은 "최근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대법원에서 법리적으로 죄가 된다고 판단한 만큼 수사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김정숙 여사 옷값 논란을 보면서는 "전임 대통령 망신주기의 대표적 사례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논두렁 시계의 아픈 기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임을 앞둔 윤석열 당선인 지지도가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보다 낮은 상황을 만회하려는 방법 같다", "국민의힘의 과도한 도덕적 흠집내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깎아내렸다.
그는 2018년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정부 전산망을 통해 청와대 업무추진비를 무단 열람했을 때 되레 청와대가 예산을 엄격하게 쓰고 있다는 사실이 이미 드러났다고 했다. 이어 "김 여사 측에서 밝힌 대로 사비로 구입했고, 특수활동비는 엄격히 관리했다는 것에 대해 하등의 의심을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이 문제는 이쯤에서 일단락하는 게 사리에 맞지 않나 싶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이날 윤석열 당선인 측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요구 및 부동산 정책에 관한 입장도 밝혔다.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소상공인 추경에 대해서는 "꼭 필요한 곳에 국채 편성으로 추경한 뒤 윤석열 정부 들어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가 늘어난 것을 줄이는 여야 합의를 하면 어떤가" 하고 제안했다. 그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 요구인 '지출 구조조정을 통한 추경'은 "일종의 자기부정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정부 측 입장을 대변했다.
금액도 "50조 원은 많아 보인다. 대략 30조 원이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주장대로 소상공인 1인당 1,000만 원씩 지급한다고 하면, 연초에 지급한 400만원을 제외한 600만 원씩 추가 지급하는데 20조 원이 들고, 그외 법정 손실보상금 현실화, 임대료 감면, 빚 탕감 및 보전까지 30조 원이면 가능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김 의장은 인수위의 '임대차 3법 폐지 또는 축소' 방향엔 반대 의사를 밝혔다. ①1989년 임차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릴 때도 혼란이 있었으나 이후 전세제도가 상당기간 안정화됐고, ②독일의 주거 7년 보장에 비해 우리의 4년은 단기 보장에 불과하며, ③법 실시 이후 계약 갱신율이 57%에서 70%로 늘어난 것을 보면 제도의 긍정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임대차 3법의 골자는 임차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계약 연장시 임대료 상한을 5%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김 의장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보완할 수는 있겠으나 제도의 취지를 흔드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임대인에게 별도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엔 "다주택자의 부동산 불로소득을 확대·장려하는 쪽으로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재명 상임고문의 공약이었던 다주택자 양도세 유예에 대해선 "일시적 유예를 할지 새로운 제도를 통해 체계적이고 항구적인 조세 제도로 갈지 내일 의원총회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고문은 대선 당시 이른바 '매물 출회' 문제 때문에 양도세 유예를 내걸었다. 김 의장은 그러나 "일시 유예가 끝난 이후 다시 양도세가 중과되면 매물이 나오기 어렵지 않겠나"며 고심 중이라고 했다.
새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 기조에 대해서는 무주택·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정책이 달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초 집 마련이나 1주택자가 큰 집으로 옮겨가는 경우 완화할 필요가 있으나, 다주택자가 갭투자 등 투기 목적으로 대출하는 것은 구분해서 판단해야 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