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민경욱(59)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최근 일행 13명과 단체식사를 한 사실이 알려졌다. 현재 허용되는 사적 모임 최대인원은 8명이다. 민 전 의원은 일행과 따로 떨어져 앉았다고 해명했으나, 이마저도 방역당국이 금지하는 '테이블 쪼개기'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7일 민 전 의원 측에 따르면, 민 전 의원은 26일 오후 6시 30분쯤부터 인천 연수구 동춘동 한 음식점에서 일행 13명과 소주, 막걸리 등 술을 곁들여 식사를 했다. 민 전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식사 사진 2장을 올리며 "8개월 가까이 인천지검에서 부정선거 철저 수사를 촉구해온 육사와 제물포고교 선후배님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드렸다"는 글을 덧붙였다.
해당 음식점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민 전 의원 일행들은) 룸 1개에서 2시간가량 식사를 하셨다"며 "그 룸은 테이블 2개가 분리되어 있고, 테이블 사이에 (투명 아크릴) 가림막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 전 의원이 SNS에 올린 사진을 보면 식탁 사이 가림막은 없었고, 식탁 간 거리도 사람 간 거리두기(최소 1m 이상) 기준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방역당국은 21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사적 모임을 8인까지만 허용하고 있다. 일행끼리 형식적으로 떨어져 앉는 테이블 쪼개기도 금지하고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14명이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했다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날 식사의 경위를 묻는 한국일보의 질문에 민 전 의원은 "(사적 모임이) 8명까지 된다고 해서 (일행 14명이) 8명과 6명으로 따로 떨어져 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민 전 의원은 자가격리 해제 전 자택을 무단 이탈한 혐의(감염병 예방관리법 위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앞서 미국을 방문했던 그는 지난해 3월 15일 낮 12시 자가격리가 해제될 예정이었으나,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재판을 받기 위해 당일 오전 인천 연수구 자택을 벗어나 서울남부지법까지 이동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2020년 8월 15일 서울시의 집회 금지 명령을 어기고 집회 허가구역이 아닌 곳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민 전 의원은 급성폐렴이 겹쳐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으며 이달 16일 인천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지 못했다. 그는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고 21일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