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너 일가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 보유 지분을 잇달아 내다팔고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전날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1,994만1,860주에 대해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블록딜을 진행했다. 약 1조3,720억 원 규모의 물량으로 삼성전자 지분 0.33%에 해당한다. 해당 물량의 주당 매각가는 삼성전자 전날 종가인 7만500원에서 2.4% 할인된 6만8,800원으로 결정됐다.
이 물량은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소유로 알려졌다. 홍 전 관장은 지난해 9월 삼성전자 지분 0.33%에 대해 KB증권과 주식 매각을 위한 신탁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저 정도 대량 블록딜은 삼성 오너 일가 소유 지분이 아니면 불가하다"며 "삼성 오너 일가는 지난해 상속세 납부를 위해 여러 금융기관들과 주식 처분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2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삼성SDS주식 301만8,860주(3.9%)를 블록딜로 처분해 1,900여억 원을 확보했다. 이서현 이사장은 지난해 12월에도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삼성생명 주식 약 346만 주를 처분한 바 있다.
삼성 일가의 대량 지분 매각에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종가가 14만 원이었던 삼성SDS 주식은 이날 13만 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도 이날 오후 전일 대비 1% 정도 떨어진 6만9,8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 2020년 10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한 뒤 삼성 오너 일가에게 부과된 상속세는 약 12조 원가량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 일가가 지난해 국세청에 5년 연부연납(분할납부)을 신청하면서 다음 달부터 상속세 분할 납부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