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인해 대기 중 오존 농도가 높아지면서, 이로 인한 초과 사망자가 최근 10년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또 폭염 때문에 매년 60여 명이 숨지고 있으며, 초과사망자는 연평균 2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과 사망이란 통상적으로 전망한 사망에 특정 원인이 더해져 추가로 일어난 사망을 뜻한다.
질병관리청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제1차 기후보건영향평가 결과보고서'를 22일 공개했다. 기후보건영향평가는 2017년 보건의료기본법 개정에 따라 5년마다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대기질·감염병 변화와 건강 영향을 조사·평가하는 작업으로, 결과보고서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오존 농도 상승으로 인한 만성 호흡기질환과 폐질환 악화 등의 초과 사망자는 총 2만1,085명이며, 2010년 1,248명에서 2019년 2,890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오존의 연평균 농도는 같은 기간 35.8ppb에서 45ppb로 증가했다. 연구진은 "기후 변화에 따라 오존 농도 상승 추세는 가속될 것"이라며 "미세먼지보다 관심이 적은 오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세먼지에 따른 초과사망은 완만하게 감소하는 추세다. 초미세먼지의 장기 노출에 의한 사망자는 2015년 2만4,276명에서 2019년 2만3,053명으로 줄었다. 연구진은 미세먼지 농도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국민적 관심이 높아져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외출을 자제하는 등의 노력으로 건강 피해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폭염과 한파도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 폭염이 극심했던 2018년 온열질환 환자수는 4,526명, 사망자는 48명으로, 10년 평균(환자 1,537명, 사망 14.3명)을 크게 웃돌았다.
폭염은 온열질환 외에도 심혈관질환과 급성신장질환을 유발하는데, 이에 따른 초과 응급실 방문자는 연평균 1,177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랭질환으로 응급실을 찾는 경우는 연평균 2,000여 명이며, 영하 12도 이하의 심한 추위보다 영하 5~12도 수준의 추위에 노출된 경우 영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기후변화가 감염병에 미치는 영향도 조사했지만 불명확하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장감염질환은 증가하는 추세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2015년 1,822명에서 2019년 5,781명, 살모넬라균 감염증은 같은 기간 788명에서 2,661명으로 각각 3배 이상 증가했다.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인한 장감염질환의 변동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세균성은 기온 상승, 바이러스성은 기온 하강에 의해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향후 꾸준한 연구와 평가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