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17일 치러지는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국어·수학 영역에 선택과목을 두고 사회·과학탐구 영역에서 17개 과목 중 최대 2과목을 선택하는 '문·이과 통합형'으로 시행된다. 출제 당국은 2022학년도 수능과 같은 출제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킬러문항'이라 불리는 초고난도 문제 출제를 지양하고 이의심사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은 22일 이 같은 내용의 '2023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수능에 처음 도입된 문·이과 통합형 체제가 올해도 이어진다. 수험생들은 국어 영역에서 공통과목(75%)인 독서, 문학 외에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수학 영역에서는 공통과목(75%)인 수학 Ⅰ·Ⅱ 외에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하나를 선택한다.
사회·과학탐구 영역에서는 문·이과 구분 없이 17개 과목 중 최대 2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영어와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은 절대평가다.
지난해 70%에서 50%로 축소된 EBS 수능 교재 및 강의와 수능 출제 연계율도 유지된다. 영어의 경우 EBS 교재에 실린 지문을 그대로 출제하지 않고 주제나 요지가 비슷한 다른 지문으로 바꿔 출제하는 간접연계 방식으로 출제한다.
올해 수능에서도 선택과목 유불리 논란은 여전할 전망이다. 문·이과 통합형으로 처음 치러진 2022학년도 수능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이과생들이 확률과통계를 고른 문과생들보다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과생들은 높은 수학 점수를 바탕으로 상위권 대학의 인문계열 학과에 교차 지원해 합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규민 원장은 "현재 문·이과 통합 교육 과정이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기여한다"며 "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완전히 극복하기는 어렵지만, 집단인 유불리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수능에서 생명과학Ⅱ 출제 오류로 홍역을 치른 평가원은 출제·검토 절차를 개선했다.
먼저 고난도 문항 검토 단계를 신설해 정답률이 낮다고 판단한 문항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검토 자문위원을 8명에서 12명으로 확대했고 출제 기간도 36일에서 38일로 늘렸다.
또 이의심사 과정에서 소수의견이 묵살됐다는 지적에 따라 이견·소수의견 재검증을 위한 2차 이의심사실무위원회를 새로 만들고 이의심사 기간도 12일에서 13일로 하루 늘렸다. 이의심사 시 학회 자문 내용도 공개할 방침이다.
2023학년도 수능 원서 접수는 8월 18일부터 9월 2일까지다. 평가원은 수험생에게 학업능력 진단과 적응 기회를 주고 응시자들의 학력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6월 9일과 8월 31일 두 차례 모의평가를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