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원들 역대급 줄사퇴 이유는…국민의힘 공천 경선 염두

입력
2022.03.23 16:49
도의회 59명 중 14명, 25% 사퇴 예상 공천 경선 채비
24일 마지막 임시회 앞두고 9명 사퇴, 의정 차질 우려


마지막 임시회를 앞둔 경북도의회 의원들이 기초자치단체장 출마을 위해 앞다퉈 사퇴해 일부 의정공백이 우려된다.

23일 경북도의회에 따르면 자치단체장 출마을 위해 사직서를 낸 의원은 지금까지 9명이다. 출마선언을 했거나 준비 중인 의원도 5~6명에 이르고 있어 전체 59명 의원의 최대 25%가 사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직서는 10일 나기보 의원이 김천시장 출마를 위해 일찌감치 낸데 이어 오세혁(경산) 박권현(청도), 김하수(청도), 박정현(고령), 곽경호(칠곡), 조현일(경산), 박현국(봉화), 김수문(의성) 순으로 제출했다.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공직선거법상 광역의회 의원이 기초자치단체(시·군·구) 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는 경우 사퇴시한은 선거일 30일 전까지 이다. 경북도의원들이 선거일 60일 이상 남은 상황에서 사퇴하는 것은 정당 공천 경선을 염두에 둔 탓으로 보인다. 한달 남짓 남은 국민의힘 공천경선을 위해서는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사퇴한 의원 외에도 이미 출마를 결심했거나 저울질 하는 의원들의 사퇴도 이어질 전망이다. 포항시장 출마가 예상되는 장경식, 방유봉(울진), 남진복(울릉), 박영환(영천) 등이 사퇴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무소속으로는 유일하게 황병직 의원이 영주시장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도의회 마지막 임시회가 24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열리는 것을 감안하면 일부 의정공백도 우려된다.

상임위원회별 사퇴 또는 사퇴가 예상되는 의원은 행정보건복지위원회 8명 중 3명, 건설소방위원회 11명 중 4명이다. 두 위원회 모두 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졌고, 행정복지위원회는 선거구획정 주관 위원회이기도 하다. 6개 상임위원장 중 4명이 출마예상자이다.

경북도의회 관계자는 "의정경험을 바탕으로 체급을 올려 시장·군수 선거에 나서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면서도 선거 두달 이상 남은 상태에서 이렇게 많은 의원들이 사퇴하는 것은 역대급이다"고 말했다.



이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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