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에 강추위까지 덮친 일본, ‘전력수급 위기경보’ 첫 발령

입력
2022.03.22 09:33

일본 정부가 최근 발생한 강진과 갑작스런 강추위 등으로 22일 도쿄 등 수도권의 전력 수급이 위태로울 것으로 예상되자 전날 밤 ‘전력 수급 핍박 경보’를 발령하고 국민에게 절전을 요청했다. 동일본대지진 다음 해인 2012년 제도가 도입된 후 실제 발령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2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이번 경보 발령은 지난 16일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4 강진의 영향으로 다수의 화력발전소가 수리 등의 이유로 가동을 중지한 가운데 22일 도쿄의 낮 기온이 한겨울 수준인 3도까지 떨어지는 강추위가 예보되며 난방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강진 후 현재까지 후쿠시마 소재 히로노 화력발전소 등 화력발전소 6기가 아직 수리 중으로 복구되지 않았다. 22일은 간토(関東) 지역 상공에 한기가 강한 구름대가 위치해 기온이 급강하하고, 비 또는 눈이 예보돼 태양광 발전량도 떨어질 전망이다. 주로 도시가스를 활용해 난방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에어컨 온풍 기능이나 히터 등 전열기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강추위가 오면 전력 수급이 빠듯해진다. 도쿄전력의 전기 예보 사이트에 따르면 22일 전력 사용률이 정점에 도달할 때의 사용량 전망은 도쿄와 인근 지역에서 10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21일 밤중에 설명회를 연 경제산업성은 이번 상황이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계획 정전을 실시했을 때 이후로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력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무너지면 최악의 경우 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도쿄전력은 전력 사용량이 많은 일부 기업에 대해 개별적으로 절전을 요청했고, 가정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조명은 끄고 실내 난방 온도를 20도로 설정하는 등의 대책을 호소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