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MB) 특별 사면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전 MB 사면을 통한 "결자해지"를 요구하는 반면 민주당은 윤석열 당선인이 취임한 뒤 사면 권한을 가지면 "직접 하라"며 맞서고 있다. 이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민주당이 정파적인 이유로 사면 반대하는 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결례"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MB 사면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에 대해 "윤 당선인이 (MB 사면) 할 수도 있다"며 "할 수 있는데 문 대통령이 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민주당의 생각 자체가 굉장히 착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정파적인 이유로 사면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은 문 대통령이 못마땅해 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문 대통령 입장에서 전직 대통령을 감옥 안에 둔다는 것도 굉장히 마음이 석연치 않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임기를 끝내기 전에 MB 사면 결정을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성동 의원 등이 제기한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이 전 대통령을 묶은 '패키지 사면'에 대해선 "문 대통령이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문 대통령 본인도 퇴임하는 마당에 여전히 감옥에 있는 이 전 대통령이 눈에 밟힐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16일로 예정됐던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이 무산된 것을 두고 "제가 볼 때 가장 큰 이슈는 공공기관 인사권 같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행 총재 인사권을 예로 들며 "한은 총재 임기가 4년"이라며 "청와대에서 현재 정부 정책과 기조가 맞는 사람을 임명하면 실제로 일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와 4년 동안 일하는 것인데, 굉장히 불협화음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실제 윤석열 정부에서 일하게 되는 사람들, 특히 정책 방향에 대해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공공기관들은 내용적으로 협조를 해줘야 된다고 본다"며 "그 부분에서 청와대의 양보가 좀 아쉽긴 하다"고 했다.
하 의원은 양측 회동이 무산된 것은 "지방선거를 의식한 대통령 측근 강경파들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마음은 그렇지 않을 거라고 본다"며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에 계속 힘겨루기를 하려고 하는 측근 강경파들이 있는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입장에선 유종의 미를 거두고 새로운 정부에 대한 인수인계를 원활하게 잘해서 국민통합, 마지막까지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겠나"며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각을 세우려고 하는 강경파들이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한 하 의원은 윤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이 'MB 2기 정부' 아니냐는 민주당의 비판에 대해 "문재인 정부 청와대 내각을 보면 노무현 정부 때와 유사한 점이 굉장히 많다"며 "MB정부 때도 보수 출신 유능한 인사들이 많이 들어갔다. 능력 위주로 (발탁해) MB정부든 박근혜 정부든 (인사를) 다시 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