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두심이 지난해 세상을 떠난 전남편의 유품을 보고 씁쓸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아들을 향해 "너희 아빠는 평생 진짜 좋아한 남자"라며 속내를 고백했다.
지난 13일 첫 방송된 채널A '엄마의 여행-고두심이 좋아서'에서는 고두심이 아들 김정환과 고향 제주도를 방문한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법환포구를 찾은 고두심은 "아들의 놀이터이자 힐링 공간이었던 곳"이라고 회상했다. 산책을 하던 중 김정환은 "바다를 보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우리 아버지"라고 말했고, 고두심은 웃으며 "부산사나이"라고 전 남편을 떠올렸다. 그는 "변하긴 했지만 바다는 그냥 있고 너의 기억도 그냥 있을 거야"라며 추억을 회상했다.
고두심의 전남편은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 순간까지 아버지 곁을 지킨 아들 김정환은 "그게 좀 많이 궁금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는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머릿속에 남겼으니 괜찮은데 엄마는 괜찮냐"고 물었다. 이에 고두심은 "괜찮지는 않다"면서 "너희 아빠는 평생을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남자였다. 내가 좋아한 남자랑 평생 예쁘게 살아야 했는데, 생각하면 먹먹해지고 뭉클해진다"고 답했다.
김정환은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했는데 항상 지니고 다녔던 물건"이라면서 고두심의 사진이 담긴 상자를 건넸다. 고두심은 "다 내 얼굴이네. 뭐야. 내 사진은 왜 이렇게 가지고 다녀. 미워서 갔으면서"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상자에는 예전부터 최근까지 고두심의 사진들이 담겨있었으며 신문기사를 스크랩한 것도 있었다.
깊은 한숨을 내쉬던 고두심은 "엄마는 고맙게 생각해"라고 했고, 김정환은 "그래서 이제는 엄마가 저한테 기대셨으면 좋겠다. 편안하게 제게 얘기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고두심은 아들이 잘 자라줘서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며 "앞으로도 계속 착하게 살아라"라고 당부했다.
고두심은 지난 1976년 결혼했으나 22년 만인 1998년 파경을 맞았다. 당시 남편의 거듭되는 사업 실패와 성격 차이 등으로 이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고두심은 2012년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혼자된 후, 아이를 데리고 식당에 가면 우리는 반가족이었다. 무서워 대문 밖을 못 나오겠더라"며 "아이들에게 그런 게 어떻게 비춰질까 하는 자격지심이 컸다"며 "(이혼이) 부모님을 제일 아프게 한 일이었고, 내 인생에서 제일 오점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그는 "긴 시간 동안 쉼 없이 연기 생활을 하다 보니 정작 엄마의 손이 필요할 때는 아이들의 곁에 있어주지 못했다"며 "나는 무정한 엄마"라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현재, 장성한 아들 김정환은 엄마 고두심과의 여행에서 듬직한 모습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고두심은 아들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며 고맙고 행복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