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소도시 이르핀에서 13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총격으로 미국의 유명 언론인 한 명이 숨지고, 다른 한 명이 부상 당했다고 현지 경찰당국이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취재하던 미국 언론인이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드리우 네비토우 키이우 경찰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르핀에서 영상 취재를 하던 브렌트 르노(51)가 러시아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며 "그와 함께 취재 활동을 하던 다른 기자는 부상 당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르핀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을 피해 대피하는 민간인들을 촬영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차량을 타고 검문소로 향하다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았다.
네비토우 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르노가 사용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기자 신분증 사진을 공개했다. 이 때문에 당초 그가 NYT 소속 취재 기자로 알려졌다. 하지만 NYT는 "수 년간 NYT를 위해 일해온 유능한 영화 제작자 브렌트 르노의 죽음이 비통하다"며 "그는 2015년까지 NYT에 기여했지만 우크라이나에서는 NYT와 일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르노와 그의 형인 크레이그 르노는 '형제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전 세계 분쟁지역을 취재해왔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아이티 지진 참사, 이집트와 리비아의 시민 혁명, 멕시코 마약 전쟁 등을 취재하고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 받아 '방송계 퓰리처상'이라 불리는 미국 방송협회 피바디상을 2회 수상했다.
그의 사망 소식에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해당 사안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고 이에 대해 동맹국들과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