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정부 "젤렌스키 암살 노린 체첸 부대 진압"

입력
2022.03.03 15:49
"암살조 두 그룹 중 하나 지난달 26일 사살"
나머지 부대원도 우크라군 사정권 안에 있어
러시아·체첸은 아무런 입장 내놓지 않아

우크라이나 정부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암살을 위해 투입된 체첸 특수부대 일부를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나머지 부대원들도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범위 안에 있어 곧 진압이 가능할 전망이다. 젤렌스키는 침공 직후 “내가 표적 1순위일 것”이라며 러시아의 암살 시도 가능성을 시사했는데, 그게 맞아떨어진 셈이다.

2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회의 의장은 전날 국영TV 연설에서 “젤렌스키 대통령 암살을 위해 파견된 체첸의 정예부대 일부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그는 “암살조는 두 그룹으로 나눠져 있었는데, 그중 하나를 지난달 26일 키이우(키예프) 외곽 호스토멜 지역에서 사살했다”며 “나머지 체첸군도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사정권 안에 있다”고 설명했다.

암살조 진압엔 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직원의 제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다닐로프 의장은 “무자비한 전쟁에 반대하는 한 FSB 직원이 체첸 부대의 암살 계획을 우리 정부에 알렸다”며 “그 덕분에 선제적으로 체첸군을 진압하고,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켜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체첸 측은 우크라이나 정부의 이번 발표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체첸 수반인 람잔 카디로프가 같은 달 28일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체첸군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언급했을 뿐이다.

체첸은 러시아 남부의 자치공화국으로, 지도자인 카디로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다. 카디로프는 이번 침공에서도 러시아를 돕기 위해 체첸 국가근위대 전투원들을 파견했는데, 이들은 민간인 납치, 살인 등 인권유린으로 악명이 높아 ‘악마의 부대’라고 불린다.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