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에 대선후보들 "규탄" 한목소리... 행간은 달랐다

입력
2022.02.24 20:32
이재명·윤석열 상대방 외교·안보 기조 비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대선후보들은 24일 일제히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한국 교민의 안전 보장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날 선거대책위 차원의 긴급 안보경제 연석회의를 주재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영토적 통일성과 주권은 존중돼야 하며 관련국이 긴급 대화에 나서서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끝까지 다해주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인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민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기업 피해와 국내 경제에 미칠 불확실성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같은 날 선거대책본부 차원의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윤 후보는 “러시아의 군사 행동은 국제법을 정면 위반한 것”이라고 규탄한 뒤 “사태가 장기화되면 금융 불안정과 원자재 수급 불안은 물론, 상품 수출 및 물류 분야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 후보는 “우리의 동맹국인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국제법을 준수하는 자유주의 국가들과 이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협력을 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의 적극 개입을 주문하기도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은 즉각 중단해야 할 전쟁 범죄”라며 “대선후보로서 이런 비인도적 전쟁범죄에 단호히 반대하며, 러시아는 즉각 전쟁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긴급 성명을 내고 “세계 3차대전으로 확장될 수도 있는 중대한 국제 정세 속에서 청와대는 무슨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면서 “눈치 보기로 일관하며 세계평화와 동맹을 외면하여 안보 레임덕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정부에 날을 세웠다.


이재명·윤석열 상대방 외교·안보 기조 비판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이날 회의에서 국제 정세를 자신들에 유리하게 해석해 상대 후보를 향한 공세에 활용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대북 강경론을 겨냥해 “지도자가 반드시 할 일은 평화를 지키는 일”이라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선제 타격’과 같이 안보를 정쟁화하는 일은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음 대통령은 이런 위기를 돌파할 유능한 안보·경제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다.

윤 후보는 “단지 지구 반대편 나라의 비극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강대국에 둘러싸인 우리에게도 생생한 교훈이 되는 일임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며 “말로만 외치는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이 결코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해주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후보의 온건한 대북 기조를 비판한 것이다.

이성택 기자
박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