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4일 새벽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공격에 들어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겨냥한 특별군사작전을 지시했다. 그러나 수도 키예프와 남부 오데사 등 전국 주요 도시와 군기지, 공항에 포격과 미사일 공격이 계속되며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약소국 주권을 짓밟고 무고한 인명을 살상하는 러시아 행위는 국제법 위반을 떠나 어떤 이유로든 용납될 수 없다. 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러시아 주장 역시 정당한 침공 이유가 될 수 없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계엄령을 선포하고 러시아군에 대응할 뜻을 천명했다.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도 러시아를 일제히 규탄하고 금융기관을 비롯한 전면 제재를 준비 중이다. 에너지를 제외한 대외 교역을 끊어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국제사회에서 단절시키겠다는 것이다.
사태가 이처럼 미러 양국 대결 양상으로 전개되고, 러시아의 단기 상황 장악도 어려울 것으로 보여 그 피해와 파장은 막대할 수밖에 없다. 당장 러시아 침공 소식에 세계 금융시장은 충격에 휩싸여 아시아와 유럽 증시가 급락했고, 브렌트유도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
그럼에도 정부가 신중론에서 벗어나 러시아 침공을 규탄하고, 수출 통제 등 국제 제재에 동참키로 한 것은 적절하다.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국제공조 참여는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대로 국제사회 일원의 책임이며 장기적으로 국익에도 부합한다. 정부는 다만 경제도 안보 차원으로 접근해 기업들의 수출과 공급망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대응하기 바란다.
러시아의 침공은 확실한 국제 리더십이 부재한 세계를 확인시킨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G-0(제로) 시대의 국제 갈등이 외교가 아닌 무력에서 해법을 찾은 것은 21세기를 안심할 수 없게 하는 이유다. 푸틴은 작전 목적이 점령이 아닌 무장 해제라고 밝혔는데 주변국을 속국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에 다름 아니다. 우크라이나처럼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반도의 평화 유지를 위해 갈등을 슬기롭게 관리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계기로도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