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 비리 사건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관련 수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녹취록 또는 수사기록에 등장하는 단어나 표현 하나를 두고 여야가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며 번갈아 가며 공격과 반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선대본 공보단장을 맡고 있는 김은혜 의원은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아주 극히 일부 사실 하나에 상당히 많은 허위사실을 덧붙여 가공할 만한 수사를 창조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이 문제 삼은 건 최근 불거진 이른바 윤석열 커피 관련 민주당의 공세다.
대장동 사건의 핵심인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 사업 투자 종잣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불법 대출에 나섰는데, 이와 관련한 수사를 당시 검찰에 있던 윤석열 후보가 눈감아줬다는 의혹이다.
윤석열 커피 관련 의혹은 JTBC 보도를 통해 촉발됐다.
JTBC는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사람인 남욱 변호사가 검찰에 진술할 내용이라며 '대장동 자금책' 조모씨가 2011년 대검 중수부 조사를 받게 되자 김만배씨가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면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21일 보도했다. 이어 "조씨가 2회 조사를 받고 나왔는데 실제로 주임검사가 믹스커피를 타 줬다고 했고, 첫 조사와 달리 되게 잘해줬다고 말을 했다"는 남 변호사의 진술 내용도 덧붙였다. JTBC는 2011년 당시 주임 검사는 윤석열 후보(중수2과장)였다고 전했다.
보도 이후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는 우상호 의원은 "검찰은 커피 한 잔에 1,805억 원의 대출비리 혐의를 덮어줬고 이는 대장동(개발의) 종잣돈이 됐다. 검찰의 부실 수사가 썩은 내가 진동하는 화천대유의 비리를 잉태했다"면서 윤 후보를 겨냥했다.
이에 대해 김은혜 의원은 "짜깁기"라고 즉각 반격하며, 남욱 변호사의 또 다른 검찰 진술 내용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가장 중요한 김만배씨 진술을 들은 남욱 변호사의 진술을 감추고 있다. (김만배씨가) 윤석열에게 청탁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빼먹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남욱 변호사가 설명한 (김만배씨가 윤 후보에게 청탁에 나서지 않은) 그 배경이 재밌다"며 "김만배씨는 당시 윤석열 중수2과장을 자신보다 아래쪽으로 봤다는 거다. 즉 청탁 대상으로 삼을 만한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렇게 중요한 진술은 쏙 빼놓으면, 국민들 입장에선 '윤석열 커피'가 되게 감미로운 것처럼 들리면서 마치 윤석열 후보가 당시에 누군가로부터 청탁을 받은 것처럼 현혹시킬 수 있다"며 "국민들을 판타지 소설로 이끌 그럴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민주당이 대장동 사건을 윤석열 게이트라고 공세를 펴는 것에 대해서도 "윤석열 후보가 대장동 인허가를 내렸나, 임대주택 줄이고 화천대유 용적률 올리는 계획에 사인을 했느냐"고 반문하며 "이 모든 주체로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을 대장동으로 갈음했던 이재명 후보가 선거 막판에 대장동을 윤석열 후보에게 뒤집어 씌우려고 하는 건 국민들이 보기엔 네거티브 안 한다는 민주당의 막바지 몸부림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