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 속 ‘평화의 메신저’로 떠오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정상은 물론 영국과 미국까지 전방위 외교를 펼치면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실(엘리제궁)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날만 두 차례 전화통화를 가졌다. 엘리제궁은 성명을 통해 “두 정상은 현재 진행 중인 위기에 대한 외교적 해결책을 지지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걸 다하기로 동의했다”며 “수일 내 파리에서 열리는 여러 차례 협의를 포함해 긴밀한 외교 작업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도 성명에서 “두 정상이 상황의 긴급성을 고려할 때 노르망디 형식 회담과 외무 장관 회담 등을 통한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며 “이 같은 접촉으로 정전 체제 복원을 촉진하고 돈바스 분쟁의 진정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마크롱 대통령의 전화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연결됐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예프포스트는 두 정상이 이날 30분가량 통화했다고 전했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마크롱 대통령에게 현재 안보 상황과 새 도발에 대해 알렸다”며 “돈바스 상황 해결을 위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를 포함하는) ‘3자 접촉그룹’ 회의를 긴급 소집할 필요가 있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고 밝혔다.
친러시아 분리주의 단체가 지배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는 최근 잇따라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발생하면서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두 나라 정상들과 통화하면서 외교적 해결 방안을 모색, 일촉즉발의 위기는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더 나아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도 전화 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긴장 완화를 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영국 총리실은 “두 정상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민스크 협정을 준수할 필요가 있으며,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군을 철수시키고 위협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의 광폭 행보는 ‘미러 정상회담’ 개최로 연결됐다. 이날 엘리제궁이 “미러 정상이 양국 정상회담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힌 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 확인했다. 바이든-푸틴 두 정상의 회담은 24일 예정된 토니 블링컨 미국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회담 이후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