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5년 간 갈라치기만"… 한때 멘토였던 윤여준의 쓴소리

입력
2022.02.17 16:00
10년 전엔 "반대 진영도 설득할 사람" 文 칭찬  
"말로만 통합 부르짖고 계속 갈라치기만 했다" 비판
"2030세대 변동성 커 낡은 정치 문법 망할 것" 경고


임기 말인데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로 높은 이유요? 간단합니다. 계속 갈라치기를 했기 때문입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한때 문재인 대통령의 '통합 멘토'로 활약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문 대통령을 향해 "5년 간 갈라치기 정치에 골몰해 왔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내 편 네 편을 나누는 대립과 반목의 정치로 견고한 지지율은 유지했을지 몰라도, 통합의 가치는 훼손했다는 지적이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등을 도우며 주로 보수 진영에 몸 담았던 윤 전 장관은 2012년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요청으로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맡은 적이 있다.

당시 윤 전 장관이 "문재인 후보는 평생을 자기와 반대 진영에 서 있던 저같은 사람을 불과 두 시간만에 '같이 손잡고 가자'고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지지를 호소한 찬조 연설이 크게 화제가 됐었다. 윤 전 장관은 당시 연설에서 문 후보를 "통합 리더십의 적임자"라고 칭찬했었다.


10년전 文 선대위 임원 맡았던 윤여준..."文 통합 노력 부족" 비판

하지만 10년이 흐른 지금, 문 대통령을 향한 윤 전 장관의 평가는 180도 달라졌다.

윤 전 장관은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말로는 통합을 부르짖으면서 실제 행동은 내 편 네 편 전부 갈라치기를 했다"며 "그렇게 내편을 견고하게 해 지지 결속력을 가져 가니까 당선 득표율인 40%대 지지율이 유지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 문 대통령의 득표율은 41.08%였다.

이어 윤 전 장관은 "그럼에도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그 지지자를 빼놓고 나머지는 국정 실패에 대해 워낙 실망했기 때문에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선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2030 청년세대에 대해 윤 전 장관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세대"라고 규정하며 "그때그때 문제에 따라 싫고 좋고를 가르는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특징을 집어냈다. 특히 광주와 대구의 젊은 세대의 여론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2030 유권자들의 변동성이 훨씬 더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정치가 물리적으로 안 바뀔 수 없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젊은 유권자 집단의 성향이 다양하게 바뀐 만큼, 더 이상 이념과 지역 구도에만 매몰된 낡은 정치 문법은 통하지 않을 것이란 경고다. 윤 전 장관은 "2년 후 총선에서 정신 차리지 못하고 (과거 방식대로) 공천을 진행했다가 그 정당은 망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재명 "자기 생각 분명" 윤석열 "세상 물정 몰라" 안철수 "현실감각 생겨"

한편 윤 전 장관은 대선 후보 3인에 대한 인물평도 내놨다. 앞서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내놓은 것과 동일한 평가였다.

먼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해선 "일찍부터 대선에 도전하겠다고 생각하고 준비한 덕인지, 어떤 분야의 문제라도 정리된 자기 생각이 있더라"는 점을 높이 샀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서 전혀 일면식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평생을 검찰이란 높고 두터운 벽 속에서만 지내서인지 울타리 밖 세상 물정을 너무 몰라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아주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한때 본인이 정치 멘토로 조언해줬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해선 "(정치 입문 당시엔) 공공의 가치에 대한 관심이 적어 가장 문제라고 봤는데, 최근에는 과거보다는 현실 감각이 생긴 것 같다"고 평했다.



강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