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원 출신의 도시환경공학과 교수가 건축물 안전점검에 쓰이는 초음파 기술을 이용, 암 조직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개복 없는 암 수술 시대가 열릴지 주목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김건 도시환경공학과 교수가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진과 함께 암세포를 괴사시킬 수 있는 고강도 집속 초음파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초음파 진동으로 특수 설계한 화학분자(메카노포어)를 원격 자극해 암 조직 내에서 활성산소를 발생시키는 원리다. 활성산소가 과다하게 발생하면 암 조직은 괴사한다. 연구진이 메카노포어가 포함된 하이드로겔을 쥐의 암 조직에 주입한 뒤 고강도 집속 초음파에 노출하자 암세포 증식이 억제되고, 72시간 내에 암 조직이 괴사했다.
2020년 UNIST 도시환경공학과에 부임한 김 교수는 건축공학, 고분자화학, 초음파 기술 등을 아우르는 융합 연구를 하고 있다. 김 교수는 “영상 초음파를 공부하던 중 건축이 아닌 다른 분야에 적용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된 연구”라며 “초음파 기술이 암 조직 제거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라고 말했다
일리노이대 제리프 무어(Jeffrey Moore), 킹리(King Li), 마이클 오지 (Michael Oelze) 교수 연구팀들과 함께한 이번 연구결과는 최상위 융복합 연구 국제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지난달 25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