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석은 신규 디자인으로 새 단장되고 기내엔 이코노미석보다 넓은 공간의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이 들어선다. 여기에 투입된 비용만 3,000억 원에 가깝다. 다가올 여름엔 신규 노선까지 운영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세로 위축된 여느 항공사와는 다른 움직임이어서 주목된다. 핀란드에 본사를 둔 핀에어 얘기다.
핀에어는 2억 유로(한화 약 2,700억 원)를 투자, 장거리 노선 여객기의 객실을 리뉴얼한다고 14일 밝혔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지만,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선제적인 대응 차원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당초 2020년 취항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연기됐던 부산~헬싱키 노선도 연내 취항키로 했다.
기내 환경도 달라진다. 우선 기존 이코노미석보다 공간이 50% 이상 넓어진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가 신설된다. 항공기당 최대 26석으로 들어선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는 메모리폼 쿠션에 6가지 방식으로 조절 가능한 머리 받침, 8도까지 기울어지는 등받이·발받침, 13인치 좌석 스크린 등을 제공한다.
신규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엔 3차원(3D) 입체형 곡선 디자인이 도입된다. 등받이 조절 없이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고, 공간 활용과 기내 개인공간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8인치 좌석 스크린과 길이 조절이 가능한 팔걸이, 무선 충전기 제공 등으로 안락한 장거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객실 리뉴얼은 이달부터 착수, 2024년 말까지 모든 장거리 노선용 항공기 A350과 A330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핀에어가 이처럼 객실 리뉴얼과 부산발(發) 헬싱키 노선 확대에 나선 배경엔 전략적인 계산도 깔려 있다. 우선 핀에어는 아시아와 유럽을 가장 빨리 연결한 노선이다. 인천발 헬싱키 직항 노선의 비행시간은 9시간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헬싱키는 유럽으로 입국하는 아시아 승객들에게 편리한 환승센터로 통한다. 기존 이코노미 클래스보다 더 편안한 좌석을 원하는 수요를 반영해 유럽 유입 고객까지 늘릴 수 있다고 내다본 셈이다.
토비 매너 핀에어 최고경영자(CEO)는 1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핀에어의 핵심 강점인 (현대적 감각의) '모던 프리미엄'의 가치를 전달하고 장거리 여행 경험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