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영 "이준석, 이용수 할머니 앞에서조차 여가부를 제물로 삼아"

입력
2022.02.11 07:10
장혜영 정의당 의원 
'여가부 폐지' 철회 못 한단 이준석 비판
"위안부 해결하려면 여가부 강화해야"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앞에서조차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여성가족부를 제물로 삼았다"고 했다. 이 대표가 여가부 폐지는 대선 후보의 공약이라 철회할 수 없다며 이 할머니의 "공약 재고" 요청을 거절하자 이를 비판한 것이다.

장 의원은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에서 "이 대표님, 외교부가 위안부 문제를 맡아서 했으면 좋겠다고요"라며 "2015년 박근혜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 결과가 어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피해자들과 일언반구 상의 없이 일본 정부로부터 1억 엔을 받아와 재단을 만들었다가 결국 해산했고, 성노예라는 표현을 못 쓰게 했으며, 해외 위안부 기림비를 지원할 수 없도록 이면합의를 했다가 비판을 받았던 일 벌써 다 잊으셨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의원은 "위안부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면 여가부의 역할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주장도 폈다. 그는 "위안부 문제는 피해자 관점을 중심에 두지 않고서 제대로 다룰 수 없다", "외교부가 제대로 피해자를 존중하는 관점에 입각해 일처리를 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여가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여가부가 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 사업, 관련 조사·연구와 홍보를 담당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용수 선생님께서 '여가부 없앴으면 우린 죽었다'며 여가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폐지 철회를 요청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했다.

장 의원은 '후보 공약이라 철회할 수 없다'는 이 대표의 발언이 "뻔뻔하게 오리발을 내민 것"이라고 했다.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겠다는 윤석열 후보 공약을 '여가부 폐지'로 후퇴시킨 장본인이 이 대표"라는 생각에서다.

장 의원은 "누구보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 온 피해 당사자 앞에서 눈 하나 깜짝 않고 여가부를 제물로 삼는 이준석 대표에게 요구합니다. 약자를 희생시켜 권력을 탐하는 잔인한 정치, 당창 멈추십시오"라며 글을 마쳤다.



이날 이 할머니는 국회에서 이 대표를 만나 "여가부 폐지하는 거, 그걸 없앴으면 우린 죽었다"며 공약 철회를 요청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그건 대선 후보 공약에 나와서... 대선 후보가 그렇게 정했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어 "위안부 문제에 대해 더 큰 예산과 더 큰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