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김상조 사기펀드 관련 의혹, 철저히 규명해야

입력
2022.02.1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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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주중대사가 청와대 정책실장이던 2017년 7월 동생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의 사모펀드에 60억 원을 투자한 사실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같은 시기 공정거래위원장에 취임하며 이 펀드에 4억 원을 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온갖 억측에도 동생 펀드에 투자한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던 장 대사는 “법률 위반 사항은 없었다”며 마지못해 시인했다.

공직자라고 사모펀드에 투자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사실상 경제 정책 사령탑이라고 할 수 있는 자리의 무게와 업무 관련성을 감안하면 청와대 정책실장의 친동생 펀드 직접 투자는 부적절하다. 이는 본인 의도와 무관하게 투자자 모집에 적극 활용됐을 가능성이 높다. 신생 운용사가 처음 내놓은 사모펀드를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주력 상품으로 밀어준 과정도 석연찮다. 실제로 장 대사의 정책실장 재임 기간 디스커버리 사모펀드의 규모는 급격히 커졌다.

이 펀드는 2019년 4월 환매 중단 사태로 미상환 잔액이 2,562억 원에 달할 정도로 사기성이 농후했다. 이로 인해 일반인의 피해가 컸던 반면 장 대사와 김 전 실장은 만기 전에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개방형 펀드 조건이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대다수는 만기 전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 펀드였던 점을 감안하면 특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환매 중단 사태가 벌어진 지 34개월 만에, 이미 디스커버리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펀드 투자자의 실명과 투자액이 기록된 파일을 확보하고서도 7개월이 지나서야 장 대표를 소환했다. 늑장수사란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경찰은 장 대표가 부실을 알면서도 펀드를 팔았는지 여부와 고위 공직자 연루 의혹 등을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다. 라임, 옵티머스에 이어 또 터진 사모펀드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한 감독 당국도 적극 협조해야 한다. 장 대사는 환매 신청 사실이 없다고 하지만 의혹이 여전한 만큼 국민 앞에 더 소상히 해명하는 게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