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방역규제’ 캐나다 트럭시위 여파, 미국으로 번지나

입력
2022.02.10 14:33
양국 간 무역 25% 차지 '앰배서더 다리' 3일째 막혀
백악관 "車 부품 핵심 통로 봉쇄... 산업 공급망 위험"
 加 당국, 시위대 입건 경고 "미국 입국 거부 가능성"

캐나다 ‘반(反)방역 규제’ 시위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과 맞닿은 국경 곳곳이 폐쇄됐고, 육로 무역이 막히면서 북미 경제 위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일부 업종은 조업을 단축하거나 중단되는 등 타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캐나다에서 진행되고 있는 트럭 운전사들의 시위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리즈 셔우드랜들 국토안보보좌관이 오늘 회의를 소집했고 관세국경보호청(CBP)과 캐나다 당국, 미시간주 및 업계 관계자들이 매우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며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 시작된 트럭 운전사들의 시위는 토론토, 밴쿠버, 퀘벡 등 캐나다 주요 도시로 확산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미국-캐나다 국경지역도 교역이 마비되고 있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자동차 제조업체 등에 부품을 공급하는 경로인 앰배서더 다리가 3일째 막힌 게 대표적이다. 사키 대변인은 “앰배서더 다리는 캐나다와 미국 사이 가장 바쁜 연결고리이며, 양국 간 무역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며 “자동차 부품 운송의 핵심 통로가 봉쇄되면서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에 위험이 초래됐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공장의 조업 차질은 이미 현실화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는 트럭 시위대의 도로 점거 탓에 부품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공장에서 차량 생산이 일부 중단됐다고 밝혔다. AP통신은 포드가 부품 부족으로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의 엔진 공장을 폐쇄하고, 같은 주 오크빌의 조립공장을 단축 운영한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자동차업체 스텔란티스 역시 부품 부족으로 전날부터 윈저 공장의 조립 일정을 축소했다.

파장은 확산될 전망이다. 사키 대변인은 “미시간주에서 생산된 농산물의 캐나다 수출에 타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접경 지역에서 양국 노동자들의 이동이 막히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캐나다 당국은 시위대에 형사 입건을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경찰은 이날 “트럭으로 거리를 막는 운전자나 디젤 연료 운반 등으로 시위에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시위 참여 차량 압수, 미국 입국 거부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직업을 잃을 수 있다는 의미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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