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무쌍한 날씨도 장기간에 걸쳐 분석하면 제법 뚜렷한 경향을 드러낸다. 예컨대 어느 하루의 기온 자료만 보면 구름이 지나가거나 간헐적으로 쏟아지는 비로 들쭉날쭉한 기온의 변화가 나타나기 일쑤다. 흔히 우리가 예상하는 깔끔한 기온의 일변화를 얻기 위해서는, 이 하루의 기온 변화를 한 달, 1년, 수년으로 중첩하는 날수를 늘려가야 한다. 기후 자료들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만들어졌는지에 따라서 그 정보의 양이 바뀔 수 있는데, 이러한 속성을 불확실성이라 한다. 기후 자료를 분명하게 활용하려면 이 불확실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무척이나 까다롭다. 그래서 불확실성에 대한 정보들은 쉽게 무시되곤 한다.
주식 투자를 예로 들면, 투자 종목의 미래 예측 주가가 얼마인지 그 평균값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측 결과들의 변동성이 얼마나 큰지도 살펴봐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기후 자료가 가진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인지 이해해야, 한정된 예산과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서 적정한 수준의 대응을 수행할 수 있다. 투입한 대응 노력이 실패할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불확실성에 접근하기 위해 우리는 세 가지 이상의 독립적 방법으로 구한 결과를 함께 사용하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 하나의 결과를 명쾌하게 생각하고, 두 개의 결과를 두고는 다르다고 어려워하는 태도로는 기후변화 문제를 적절하게 풀어가기 어렵다. 세 개 이상의 결과가 있을 때, 우리는 평균과 오차로 정보의 불확실성을 비로소 나타낼 수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과학 정보가 필요할 때, 하나의 결과만 있다면 우리는 극도로 조심해야 하고, 결과를 만드는 도구가 세 개 이상이 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과학기반의 기후변화 대응은 불확실성을 뛰어넘을 때 이룰 수 있다. 기후변화 데이터를 해석하는 능력이 사회 전반에서 향상될 필요가 있다. 기후 자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은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의사결정의 권한을 가진 사람들에게서도 종종 나타난다. 잘못된 정보들이 굳어지는 경우는 처음보다 더 큰 노력이 필요한 만큼, 다양한 기후 자료와 새롭게 갱신되는 정보들을 이해하기 위한 교육을 지속하여야 한다.
불확실성을 과장하며 기후변화를 부정해선 안 된다. 켜켜이 쌓여온 과학적 근거들은 인류에 의한 기후변화를 위기라 말하고 있다. 2017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익 보호를 이유로 기후변화를 부정하며 파리협정을 탈퇴했었다. 많은 나라와 기업들이 기후변화를 실질적인 현재의 위험으로 생각하는 이때, 문제의 회피보다는 적극적인 대응으로 선도하는 자세가 국익에 유리하지 않을까? 온실가스 감축 목표인 2030년까지 40%(2018년 대비)를 달성하기에 우리가 가진 시간은 고작 7년 남짓이다. 돌이키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한다는 전 지구 1.5℃ 온난화 도달 시점도 성큼 가까이 다가왔다(2021~2040년). 기후변화에도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적응 사회로의 도약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의 골든타임을 넘기면 기후변화 대응에 투입되어야 할 우리의 비용은 눈덩이 구르듯 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