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의 많은 연애 예능 프로그램들은 '썸'에 집중해왔다. 남녀가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만나 서로를 알아가는 모습을 담아내며 안방극장에 진한 설렘을 선사했다. 커플 성사 후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썸을 그린 연애 예능의 대표 주자는 시즌3까지 제작된 채널A '하트시그널' 시리즈다. 시그널 하우스를 찾은 청춘 남녀들은 데이트를 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며 가까워졌다. 짜릿한 삼각관계, 풋풋한 쌍방 로맨스 등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들었다. 출연자 중 일부는 순식간에 스타덤에 올랐다.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넷플릭스 '솔로지옥'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무인도를 배경으로 하는 청춘 남녀들의 커플 탄생기가 세계인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솔로지옥'은 한국 예능 최초로 넷플릭스 전 세계 TV쇼 부문 5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MBN '돌싱글즈' 시리즈는 돌싱 남녀들의 로맨스를 다뤄 눈길을 끌었다. 큰 사랑을 받은 이 프로그램의 시즌2 최종회는 평균 4.7%(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2부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돌싱글즈2'를 통해 연인이 된 윤남기 이다은이 재혼 계획을 밝혀 주목받기도 했다.
썸 이야기에 흥미를 가졌던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이 막을 내린 뒤 출연자들의 관계가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해했다. 참가자들의 SNS를 찾아 이후의 이야기를 물었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들의 근황이 공유됐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부 출연자들과 제작진은 애청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나섰다.
'하트시그널 시즌2'의 김장미는 김도균을 선택했다. 이후 두 사람은 유튜브 채널 '하트시그널 라비티비'를 통해 프로그램 종영 후에도 만남을 가졌다고 밝혔다. 김장미는 "좋은 감정이 남아 있어서 시그널 하우스를 나와서도 자주 봤다. 데이트도 하고 쇼핑을 갈 때도, 커피를 마시러 갈 때도 있었다. 요가도 같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갑자기 뉴욕으로 떠나게 된 후 썸이 끝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솔로지옥'의 안예원과 김준식은 최종 선택 때 서로를 골랐다. 최근 안예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김준식과의 관계에 대해 말했다. "촬영이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니 밀려 있는 일이 많았다. 그걸 처리하느라 바빴다. 거리가 가까워서 일을 마치고 잠깐 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서로 시간을 맞춰 몇 번 밥을 먹고 소통하며 지내다가 좋은 오빠와 동생 사이로 남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돌싱글즈2'로 인연을 맺은 윤남기 이다은 커플은 SNS를 통해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을 공개해왔다.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이들의 뒷이야기는 다음 달 '돌싱글즈 외전'으로 확인할 수 있다. MBN 측 관계자는 본지에 '돌싱글즈 외전'에 대해 "시청자들의 니즈에 맞춰 연인으로 발전한 윤남기 이다은 커플의 생생한 재혼 준비기를 담는다"고 밝혔다. 또한 "재혼이기에 일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고민과 갈등, 그리고 그를 함께 해결해나가는 과정들을 리얼하게 그려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방송이 막을 내리고 들려오는 썸 이후의 이야기는 프로그램에 대한 진정성을 높였다. 실제 연인으로 발전한 출연자들의 모습은 예능 속 말과 행동이 진심이었다는 점을 상기시켜줬다. 또한 이들의 뒤를 이을 커플이 탄생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내 비슷한 프로그램, 혹은 새로운 시즌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연애 예능이 꾸준히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 속에서, 뒷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려는 출연자와 제작진의 노력이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다. 앞으로는 어떤 프로그램과 커플들이 대중에게 설렘을 선사해줄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