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동유럽 추가 배치 바이든 “처음부터 푸틴에 말한 것”, 러 “파괴적 조치”

입력
2022.02.03 08:18
바이든 "처음에 말한 것과 완전한 일치"
러시아 "우크라이나 정권만 기쁠 것"
나토 "나토의 집단 억지와 방위 강화 미국 결정 환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이 동유럽에 추가 병력을 배치하자 러시아가 강력 반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처음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말했던 것과 완전히 일치한다”고 경고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도 미국의 결정을 지지했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미군의 동유럽 추가 배치와 관련 “아무도 입증하지 못한 이 파괴적인 조치는 군사적 긴장을 부추기고 정치적 결정의 여지를 좁힐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 정권에만 기쁠 것이며, 그들은 앞으로도 불법적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휴전 협정인) ‘민스크 협정’을 위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가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한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고하면서 동시에 우크라이나 정부와 친러 분리주의 반군과의 내분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번 조치는 처음부터 러시아에 경고했던 것이라며 “그(푸틴)가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한, 우리는 동유럽 나토 동맹에 ‘우리가 그곳에 있고, 5조(집단 방위 의무)는 성스러운 의무’라는 점을 확신하게 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미 국방부는 앞서 독일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1,000명의 병력을 루마니아로 재배치하고, 며칠 내로 미국 본토에서 2,000명의 병력을 폴란드와 독일에 추가 배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독일에서 루마니아로 재배치되는 병력은 미국 신속 기동 전력 스트라이커 여단이다. 독일과 폴란드로 향하는 2,000명 중 1,700명은 제82공수사단으로, 낙하산 투입 작전에 특화한 미국 육군 최정예로 꼽힌다. 나머지 300명은 신속전개부대인 제18공수군단으로, 긴급한 필요에 가장 먼저 대응하는 전력으로 평가된다.

이번 병력 배치는 국방부가 이전에 발표한 병력 8,500명에 대한 '경계 강화' 조치와는 별개다. 이들 병력은 아직 배치되지 않았으며, 나토 요구 등에 따라 이동할 준비를 갖춘 상황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동유럽에 병력을 추가로 배치해 나토의 집단 억지와 방위를 강화하겠다는 미국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 결정은 미국의 다짐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이며 나토의 신속대응군에 병력 8,500명을 지원하기로 하고 나토가 지휘하는 지중해 훈련에 항공모함 해리 S. 트루먼호를 파견한 것에 더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강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