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주 5일제 했다"는 심상정은 금속노조 사무처장이었다

입력
2022.02.01 17:00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홍보 영상 속
"2003년에 주5일제 누가 한 줄 알아?" 발언 두고
누리꾼 "2003년에 국회의원 아니었는데" 지적
강민진 "금속노조 교섭으로 주5일제 도입에 역할"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올린 홍보 동영상 도중 "주 5일제를 2003년에 했다"고 언급한 영상이 사실이 아니라는 일부 네티즌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심상정 후보가 당시 국회의원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심 후보는 2003년 당시 금속노조 사무처장으로 '임금삭감 없는 주 40시간제(5일제) 산별교섭을 이끌어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3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저도 함께 출연한 심 후보 홍보영상을 두고 주5일제 시행 당시에 심상정은 정부 인사도 국회의원도 아니었는데 어떻게 주5일제를 만드는 데 역할을 했겠냐는 갑론을박들이 SNS상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강 대표는 "심 후보는 2003년 당시 민주노총 금속노조 사무처장이었다"며 "주5일제 법이 만들어지기 이전, 심 후보는 교섭책임자로서 금속노조 중앙교섭에서 임금삭감 없는 주 40시간제 5일제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이 논란은 지난달 28일 심 후보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한 대선 홍보 영상에서 강 대표와 대화하던 도중 "주 5일제 누가 한 줄 알아, 2003년에?"라고 발언하면서 나온 것이다. 일부 네티즌은 2004년 사실상 주 5일제로 인식되는 주40시간 근로제가 법제화한 것은 노무현 정부와 당시 국회의 결정이라며 심 후보의 이같은 주장이 근거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강 대표는 "정부와 국회가 주 5일제를 만들어주기 전에 노동운동과 민간의 영역에서 먼저 주 5일제를 합의했고, 그 합의는 추후 국회에서 주 5일제가 실제로 제도로 통과되는데 중요한 배경이 됐다"고 반박했다.


2003년 금속노조, '노동조건 후퇴 없는 주 40시간제' 합의


실제로 노동시간 주 5일제, 또는 주 40시간제 주장은 1990년대 중반부터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이 쟁의행위 때 요구 사항 중 하나였다. 또 실제 주5일제가 법제화되기 전에는 대기업이나 금융권을 중심으로 '토요 휴무제'라는 명칭으로 매주 혹은 격주간 주 5일제가 실시됐지만, 당시 대부분의 노동자와는 거리가 먼 것이 현실이었다.

2003년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사측과 산별교섭을 벌여 '임금 등 노동조건의 후퇴 없는 주 40시간 근무제' 도입에 합의했는데, 이는 노사 쟁의협상에서 주 5일제가 합의돼 중소기업 업장에서 실시하게 된 첫 사례라 볼 수 있다.

이 합의는 당시 법정 주 5일제 도입에 난색을 표하던 재계가 '일부 휴가를 축소하는 대신 주 5일제를 도입하는' 당시 정부안 수용으로 입장을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이런 사정 때문에 당시 금속노조 측 교섭을 맡았던 심 후보가 "2003년에 주 5일제를 했다"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강 대표는 "2003년 주 5일제를 요구하며 노동자의 위치에서 정치를 향해 목소리 높였을 심 후보가 2022년에는 주4일제를 직접 실현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말씀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