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등 9개국·EU 외교장관 "미얀마 군부, 국가 비상사태 즉각 종식하라" [미얀마 쿠데타 1년]

입력
2022.02.01 09:50


미얀마 쿠데타 1년을 맞아 한국과 미국 등 9개국 외교장관과 유럽연합(EU)이 공동 성명을 발표해 국가 비상사태 즉각 종식과 임의로 구금된 모든 사람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영국, 알바니아,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위스 외교장관과 EU 고위대표는 31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해 “쿠데타 1주년을 맞아 여성과 어린이, 인도주의 인사, 인권운동가, 평화 시위대 등 지난 1년간 목숨을 잃은 이들을 기억한다”며 “로힝야를 비롯한 소수민족과 종교계에 대한 군사정권의 인권침해와 전국적 학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쿠데타 이후 그들의 집을 탈출한 40만 명 넘는 사람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이 모든 책임은 군사정권에 있다고 9개국과 EU는 목소리를 높였다. 성명은 “쿠데타 1년이 미얀마 사람들에게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은 분명하다”며 “1,4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인도주의적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처해 있고, 경제가 위기에 빠졌고, 민주적 이득이 역전됐으며, 전국적으로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얀마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훼손시킨 이 위기에 대해 군사정권이 책임을 지고 있다”며 “폭력의 즉각적인 중단과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모든 당사자들 간의 건설적인 대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단결이 필요하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9개국 및 EU는 “국제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미얀마 국민들을 위한 정의증진 노력을 지지하고, 인권침해와 인권유린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고, 군대와 그 대표들에게 무기와 군용품 및 기술지원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미얀마 국민들이 긴급한 인도주의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군부에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특별 사절단이 민주화단체를 포함한 미얀마 내 모든 정당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5자 합의에 군사정권이 협조할 것도 요구했다.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의 승리로 끝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 격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은 선동 등의 혐의로 투옥됐고, 이 외에도 군부정권의 폭압으로 최소 1,500명이 숨지고 1만2,000명 이상이 감옥에 있다.

김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