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공 출신' 이재명, 주4.5일제 제안 "살인적 노동시간 줄이겠다"

입력
2022.01.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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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수당 도입 등 노동공약 발표
비정규직·플랫폼 노동자 등 겨냥
"최저임금 인상, 을(乙) 전쟁" 비판

“제 팔은 이렇게 굽었지만, 굽고 휜 노동 현실은 똑바르게 바로 펴고 싶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6일 노동공약을 발표하며 산업재해로 굽은 왼팔을 들어 보였다. ‘소년 노동자’로 일한 이력을 강조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일하는 사람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주4.5일제 도입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 및 임금 인상 △플랫폼 노동자 법적 보호 등이 실현 방안이다. 단 문재인 정부 방식의 최저임금 인상에는 거리를 뒀다.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표심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 속도 조절로 읽힌다.

이 후보는 먼저 37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세 번째로 많은 노동시간을 줄이기 위해 격주로 4일씩 근무하는 주4.5일제 도입을 제안했다. 기업의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사회적 대화를 실시하고, 선도적으로 주4.5일제를 시행하는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그는 시간 외 수당을 주지 않는 포괄임금제를 제한해 ‘공짜 야근’을 줄이겠다는 아이디어도 내놨다.

노동법의 보호망도 넓힌다. 혜택은 프리랜서, 특수고용ㆍ플랫폼 노동자 등 비정규직에 돌아간다. ‘일하는 사람 권리보장 기본법’을 만들어 프리랜서 등의 노동기본권을 보호하고,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는 등 노동관계법의 사각지대를 단계적으로 줄일 생각이다. 현 정부에서 일부 특수고용 노동자까지 적용 범위가 늘어난 산재보험 역시 업무상 재해위험이 높은 자영업자까지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후보는 비정규직 문제 해법을 ‘고용 안정’에서 찾았다. “고용이 보장돼야 노동시장이 공정하게 돌아간다”는 ‘차별 해소’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는 현 정부 기조이기도 한 ‘상시ㆍ지속 업무 및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업무=정규직 고용’ 방침을 법제화하는 데 더해, ‘동일가치 노동ㆍ동일임금 원칙’도 법률에 명시해 차별 해소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계약기간 1년 미만의 공공기관 단기계약직에게 고용불안 대가로 7~8%의 임금을 더 주는 ‘공정수당’ 도입 구상도 밝혔다.

전체적으로 ‘노동 약자’ 보호에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지만, 자영업자와 재계 표심을 염두에 둔 부분도 있었다. 이 후보는 “최저임금을 인상하면서 영세 자영업자나 한계 기업의 보완장치를 만들었으면 충격이 적었을 텐데 급격하게 하는 바람에 을(乙) 간의 전쟁이 벌어졌다”고 했다. 정부의 일관된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노동계가 꾸준히 개정을 요구해온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사각지대(5인 미만 사업장 제외, 50인 미만 사업장 2년 유예)에 대한 언급도 빠졌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