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검찰총장이 프로축구단 성남FC의 광고비 지원 의혹 관련 수사를 지휘하던 박하영(48·사법연수원 31기) 성남지청 차장검사의 사의 표명 배경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
26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김오수 총장은 이날 신성식 수원지검장에게 성남FC 광고비 관련 의혹 수사와 관련한 박 차장검사와 박은정 성남지청장 사이의 갈등설에 대한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
박 차장검사는 전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사직의 뜻을 밝히면서 "더 근무할 수 있는 방도를 찾으려 노력해왔지만 이리저리 생각해 보고 대응도 해봤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꼭 함께 공유하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서 가수 들국화의 '사노라면'을 노래한 자신의 녹음파일을 첨부했다. 파일에는 박 차장검사가 노래를 부르다가 울먹이는 듯한 부분도 포함돼있다.
박 차장검사의 갑작스런 사의 표명을 두고 검찰 내에선 박 차장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연루돼 있는 성남FC 광고비 지원 의혹 사건 처리 과정에서 박은정 성남지청장과 갈등이 적지 않았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성남FC 관련 의혹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성남시 정자동 일대 두산그룹과 네이버, 차병원 등 기업들 6곳에 인허가를 제공하는 대신에 성남FC 후원금 명목으로 총 160억여 원을 지급하도록 했다는 것이 골자다. 경찰은 3년 3개월 수사 끝에 지난해 9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불송치 결정했지만, 고발인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사건은 검찰에 송치됐다.
박 차장검사는 박은정 지청장에게 사건 처리를 위해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보고했지만 박 지청장은 반대 뜻을 고수했다는 게 검찰 관계자들의 얘기다. 박 차장검사의 동료 검사는 "그가 (해당 사건 처리 문제로) 많이 힘들어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차장검사는 박 지청장과의 갈등 여부에 대한 본보 질의에 "특별히 답변 드릴 것이 없음을 이해해달라"고만 답했다. 성남지청은 전날 "지청장이 수사 종결을 지시했다거나 보완수사 요구를 막았다는 기사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사표를 낸 차장과 지청장이 보완수사 방향과 방법에 대해 견해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