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뿌리' 현대엔지니어링, 현산 악재 딛고 IPO 흥행 홈런 칠까

입력
2022.01.2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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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25일 IPO 온라인 기자간담회
에너지 전환과 친환경 신사업 강화 목표
HDC현대산업개발 사태 영향 미칠지 촉각

다음 달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공모 절차에 들어간 현대엔지니어링이 친환경 신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건설이란 같은 뿌리에서 갈라져 나온 HDC현대산업개발이 대형 사고로 위기에 몰린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IPO) 흥행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5일 온라인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후 사업 계획과 비전을 밝혔다.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는 "그동안 글로벌 설계·조달·시공(EPC) 프로젝트와 주택 건설 사업으로 탄탄한 성장을 해왔다"며 "상장을 계기로 친환경 에너지 사업 전환과 디지털 신기술 융합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총 1,600만 주를 공모한다. 이 중 1,200만 주(75%)는 구주 매출, 400만 주(25%)는 신주 모집이다. 공모 희망가는 5만7,900원에서 7만5,700원 사이다. 공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9,264억 원에서 1조2,112억 원의 재원을 마련하게 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날부터 이틀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내달 3, 4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유가증권시장에는 2월 15일 상장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공모 자금을 △차세대 초소형원자로(MMR) △이산화탄소(CO₂) 자원화 △폐플라스틱 및 암모니아 활용 청정수소 생산 △폐기물 소각과 매립 등 신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현대엔지니어링은 플랜트·인프라 부문과 건축·자산관리 부문이 사업의 두 축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두 부문 수주 잔고는 27조8,000억 원이다. 2014년 건축 사업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한 이후 국내 시공능력평가 6위에 올랐다. 아파트 '힐스테이트' 브랜드 파워와 시공 능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도시정비 사업에서 약 2조4,000억 원을 수주했다.

이런 점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올해 공모주 대어급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공모 절차를 앞두고 돌발 악재가 터진 게 변수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광주 서구의 아파트에서 지난 11일 붕괴 사고가 난 이후 건설주가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시작은 1976년 현대건설에서 분리된 주택사업부이고 현대엔지니어링은 1974년 현대건설 기술사업부가 분사돼 설립됐다. 모두 사명에 '현대'가 들어있지만 현재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회사들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최근 건설주 부진이 현대엔지니어링 수요 예측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는 보기 드문 대형 사고인 데다 현대산업개발의 개별적인 문제"라면서 "이를 기관투자자들이 건설업 전반으로 일반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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