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확진자 4만명 일본… 보건소는 펑크, 검사 난민 속출

입력
2022.01.20 14:40
의료 현장 혼란 심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4만 명으로 급증하면서 일본 의료현장이 혼란 상태다. 보건소는 밀접접촉자 분류·통보 등 적극적 역학조사 기능을 포기하고도 인력이 부족해 감염자 관리 업무조차 크게 지연되고 있다.

19일 일본에선 전국적으로 4만1,48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중증자는 281명이고 하루 사망자는 15명이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앞으로도 매일 4만 명씩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이달 말까지 밀접 접촉자 수는 180만 명을 넘게 된다. 최근 일본 정부가 밀접 접촉자의 대기 기간을 14일에서 10일로 줄였지만, 이렇게 많은 밀접 접촉자가 발생하면 의료 인력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입원·자택요양 판정도 지연... 오사카부에서만 8000명 넘게 대기

가장 먼저 오미크론 감염이 확산된 오키나와현에 이어 오사카부는 지난 19일부터 보건소가 담당해 온 밀접 접촉자 분류와 통보를 감염자가 발생한 회사나 학교 등에 맡기기 시작했다. 동거 가족이나 기저질환의 유무도 감염자가 직접 체크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보건소는 ‘펑크 상태’라고 아사히신문은 보도했다. 확진 판정 후 입원과 자택 치료 중 판단하는 업무조차 심각하게 지연돼, 19일 현재 오사카부에서 보건소 판단을 기다리는 환자 수는 8,498명에 이른다.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이 검사 예약을 잡지 못해 ‘발열 난민(難民)’ 또는 ‘검사 난민’이 되는 일도 빈번하다. 지자체가 마련한 무료 검사장은 무증상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증상이 있고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별도로 ‘발열 외래’로 지정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예약이 안 돼 검사를 받으려면 며칠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다수다. 약국의 항원검사 키트로 자가 검사를 받으려 해도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된 곳에선 이미 동이 나 구하기 힘들다.


코로나19 병상은 아직 충분... 일반 병상 부족해 응급의료 혼란

지난해 여름 델타변이가 유행했을 때와 전혀 다른 양상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곳도 있다. 감염 확산으로 코로나19 병상을 많이 확보하다 보니 일반 병상이 부족한 사태가 초래된 것이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쿄도 내에서 병상 부족으로 입원할 병원을 찾지 못한 ‘구급반송곤란사안’이 지난 18일 과거 최다인 260건이나 발생했다. 하지만 일반 병상이 없다고 응급환자를 거절한 병원도 코로나19 병상은 비어있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여러 병원에서 병상이 없다고 거절당한 심근경색 환자가 마침내 도착한 병원에서 사망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도쿄도 기타구 소재 기타(北)의료센터는 올 들어 구급 요청이 80건 있었으나 일반 병상이 꽉 차서 거절했다. 하지만 이 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병상 40개 중 60%가 비어 있는 상태다. 일본 정부는 환자 급증 시를 대비해 코로나19 병상을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