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항소심 선고 앞두고 강제추행치상 혐의 인정

입력
2022.01.19 17:10
"PTSD 발병, 추행 피해 아니다"라던 입장 철회
검찰 "그간 혐의 부인하면서 2차 가해" 비판

부하 직원에 대한 강제추행치상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항소심 막바지에 그간 부인하던 치상(상처를 입힘) 혐의를 인정했다.

오 전 시장 변호인은 19일 부산고법 301호 법정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강제추행치상 혐의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최후 변론으로 “피해자에게 거듭 죄송한 마음뿐이며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며 "남은 인생을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당초 재판부는 이날 형을 선고할 예정이었지만, 오 전 시장 측이 전날 더는 치상 혐의를 부인하지 않겠다는 철회서를 제출하자 피고인 입장을 듣는 공판을 추가로 진행했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9일 열린다.

오 전 시장은 그동안 피해자가 겪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의 피해 범위와 기간을 특정하기 어렵다면서 재판부에 진료기록 재감정을 요청하는 등 치상 혐의를 부인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은 오 전 시장의 강제추행상 상해에 PTSD가 해당한다고 회신했다.

법조계에서는 오 전 시장이 항소심에서 1심보다 더 높은 형량이 나올 것을 우려해 혐의를 스스로 인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도 이를 의식해 재판부에 “피고인이 그간 혐의를 부인해온 것은 2차 가해에 해당한다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오 전 시장은 시장으로 재직하던 2020년 4월 집무실에서 직원을 추행해 정신적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부산= 권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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