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지은 아파트의 ‘분양가 대비 수익률’이 36.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에서 분양원가를 뺀 분양이익률은 이보다 훨씬 높아, 민간 아파트 분양가를 기준으로 한 ‘반값 아파트’ 출현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닌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서울시는 SH공사와 함께 연내 29개 단지의 분양 원가를 추가 공개하고 집값 안정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시장은 17일 SH공사를 찾아 올해 첫 업무 보고를 받았다. 보고 현장에선 SH공사가 2016~2017년 분양한 송파구 오금지구 1ㆍ2단지, 2018년 분양한 구로구 항동지구 2ㆍ3단지의 분양 원가가 공개됐다. 분양원가 공개는 지난해 12월 강동구 고덕강일지구 4단지에 이은 두 번째다.
오 시장은 “주택시장 안정화가 최우선이라고 생각해 첫 번째로 SH공사를 찾았다”며 “값싸고 질 좋은 공공주택 공급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 시민들의 주거복지 향상을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38가구를 분양했던 오금2단지 분양가 대비 수익률은 4개 단지 중 가장 높은 36.1%를 기록했다. 3.3㎡당 1,074만 원으로 아파트를 지어 1,680만 원에 분양한 결과다. 단지 전체 분양원가는 938억 원, 전체 분양가격은 1,468억 원으로 분양수익은 529억 원에 달했다. 분양가에서 분양원가를 뺀 분양수익률은 56.5% 수준에 이른다. 항동2단지(394가구)의 경우 3.3㎡당 1,046만 원에 아파트를 지어 1,252만 원에 분양했다.
SH공사는 상반기 중 세곡2지구(5개 단지), 내곡지구(6개 단지) 마곡지구(13개 단지) 등 과거 10년 주요 24개 단지의 분양원가를 공개한다. 준공ㆍ정산이 예정된 5개 단지(마곡ㆍ고덕강일ㆍ위례) 분양원가도 연말까지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서울시와 SH공사는 시행사가 토지를 소유하고 건축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주택’ 사업 추진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오금지구는 전용 59㎡ 기준으로 분양원가 3억 원에 지어서 4억 원에 분양해, 총 36% 이익을 낼 수 있었다”며 “건물만 분양하는 3억~5억 원대 ‘반값 아파트’도 이 같은 원가 구조를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광주광역시에서 일어난 아파트 건설 현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선 “후분양제까지 시행하면 (시간에 쫓겨 건설할 필요가 없는 만큼) ‘광주 아이파크 사태’와 같은 시민 피해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