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7일 의료 최전선에서 뛰는 청년 간호사들을 만났다. 여의도를 달군 '김건희씨 7시간 통화'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채 "제 개인적 관심보다 국민의 민생과 경제에 더 관심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했다. '정쟁보다 민생' 모드로 지지율 상승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서울 강서구 이화여대 서울병원에서 청년 간호사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간호사 1명당 배치되는 환자 수의 과중함, 간호대생의 실습 인프라 부족 문제 등 간호사들의 토로를 들은 뒤 간호법 제정 필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간호법은 간호사 처우 개선과 적정 인원의 간호사 확보 등을 위한 법으로, 민주당 선거대책위는 지난 11일 "대선 전까지 여야 협의를 통해 간호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4시간 교대 근무로 생활 리듬이 깨지고, 보수 수준과 안정성도 문제"라며 "간호사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사들은 간호법 제정을 반기지 않는 데 대해 이 후보는 "약자는 더 보호받고 지지받아야 하는데 약자에게 더 가혹한 것들이 가끔씩 눈에 띄어서 안타깝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간호법이 제정되면 간호사의 역할 확대로 진로 경계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의사단체의 주장과 관련해 "(의사든 간호사든) 직역 범위를 법이 정하면 각자 그 법령의 범위 내에서 적법하게 활동하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청년 간호사들과의 만남은 2030세대 구애 행보였다. 이 후보는 자신의 약한 고리로 꼽히는 청년 유권자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2030세대와 함께하는 일정에 꾸준히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48번째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으로 군 장병의 통신비를 50% 인하하는 '병사 반값 통신료'도 발표했다. 전기통신사업법의 요금 감면 규정을 개정해 현행 20%인 요금 할인 폭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장병들의 하루 평균 휴대폰 이용 시간이 3, 4시간에 달하지만 이용 요금이 비싼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대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장병 10명 중 7명이 매달 5만 원 이상의 통신 요금을 지출하고 있다.
이 후보는 청년들의 취업 면접 비용 등을 지원해 주는 내용의 소복소복(소시민의 행복, 소소한 행복) 공약도 내놓았다.